최대주주 변경 등 아픔 겪어…최근 대리점 모집 등 영업망 재건 나서
중견기업서 중소기업으로 변경, 10년 만에 조달시장 재진입 ‘주목’
체질개선・신제품 준비 등 반전 노려, 조달・민수업계 반응 ‘유보적’

금호전기의 LED조명 주력제품들.
금호전기의 LED조명 주력제품들.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자회사 청산, 지분매각 등에 이어 지난해 1월 회사 경영난으로 인해 대표이사 변경의 아픔을 겪은 금호전기(대표 이홍민)가 과연 조명시장의 맏형으로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86년의 역사를 가진 금호전기는 ‘번개표’라는 브랜드를 가진 국내 조명분야 대표기업으로 꼽혔으나 LED조명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지금은 사세가 완전히 꺾인 상황이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진출하지 못했던 국내 LED조명 조달시장에 지난해부터 다시 진입하면서 최근에는 대리점을 모집하고, B2B 분야를 담당할 특수조명 영업직을 채용하는 등 영업망 재건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금호전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다시 조달시장에 진입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라면서 “금호전기는 올해 86년의 역사를 가진 조명기업으로서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대리점 가입 문의도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롤러코스터 탔던 86년의 역사

1935년 설립된 금호전기는 1976년 당시 금호그룹이 지배주주로 등극하면서 경영권을 획득해 1978년 회사명을 ‘금호전기주식회사’로 변경하고 1982년 당시 박 부회장의 아버지이자 금호그룹 부회장이었던 박동복 씨가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금호전기는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단행해 최고의 호황을 누리다가 1998년 갑자기 불어 닥친 외환위기와 글로벌 조명기업들의 국내 진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도 직전의 위기에 처했다.

박동복 회장의 다섯째 아들이었던 박명구 전 회장은 1998년 금호전기 부사장에 전격 발탁되면서 경영에 참여해 위기에 처했던 회사를 10년 만에 조명업계의 대표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2000년 608억원이던 매출은 2010년 3800억원(영업이익 188억원)에 달하는 등 금호전기는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조명분야 중견기업이던 금호전기는 그러나 지난 2011년 LED조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고 삼성LED(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함께 정부 조달시장 참여가 금지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당시 금호전기의 조달시장 매출은 20~30억원 수준에 머물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았으나 조명 영업의 한 축을 이루는 B2G 시장 퇴출은 사업포트폴리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또 B2B 부문과 B2C 부문마저 업체 간 치열한 가격경쟁, 중국산 저가 제품의 시장유입, 십자등과 일자등 중심의 단순한 제품 포트폴리오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호전기 매출은 급격히 하락했다.

금호전기 매출하락은 밸류체인을 구성하던 루미마이크로(LED패키지), 더리즈(LED칩)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금호전기는 2018년 6월 루미마이크로 지분매각을 시작으로 ▲금호에이치티 지분매각과 법인청산절차(2018년 12~2019년 2월) ▲KUMHO LCD(SHENZHEN)CO.,LTD.디스플레이용 BLU사업부문의 생산 및 판매중단과 청산절차(2019년 6월) ▲유상증자(2019년 12월) 등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결국 2020년 1월 오너 회장으로 활동하던 박명구 대표는 경영상의 책임을 지고 모든 지분을 2019년 설립된 경영컨설팅 기업 신주홀딩스(대표 이홍민)에 매도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다.

금호전기는 이때 중소기업으로 재분류되면서 LED조명 조달시장 진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해 금호전기는 430억원의 매출과 15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부활 꿈꾸지만 시장 전망은 ‘글쎄’

10년 만에 조달시장에 재진입하는 등 조명 영업망 재건에 나선 금호전기는 과연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 물음에 시장 관계자들은 일단 유보 내지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호전기가 조달과 민수시장에서 활동 폭을 넓혀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달시장 관계자는 “금호전기의 움직임을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조달시장은 네임밸류보다는 확실한 제품과 다양한 품목, 각종 인증, 영업노하우 등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는데 이 부분에서 금호전기가 과연 기존 조달업체들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수시장 관계자도 “지난해 금호전기에서 유통과 특판을 담당했던 임원들이 이직한 것으로 안다. 현재 민수시장에 금호전기 제품들이 유통되고는 있는데 유의미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대표가 바뀌고 조직도 대폭 줄어든 상황이라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전기 전략사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에 대폭적인 체질개선을 했고 방대하게 있던 자회사와 법인들을 정리해 한국, 중국, 베트남 등에만 생산망을 두는 등 조직을 일신하면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면서 “또 영업인력 뿐만 아니라 이미 연구소 인력도 충원해 신제품을 개발해 왔으며 오는 4월, 그리고 하반기에 여러 신제품들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물론 현재 국내 LED조명시장이 레드오션화 되면서 어려움이 큰 상황이지만 특수조명, 그리고 인테리어조명 쪽에서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