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 클린 쿡스토브
100만대 보급 CDM 사업 추진
한국 이미지 제고돼 보람 커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정부는 지난해 2050년 목표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지난 2017년 수립한 ‘3020 재생에너지 이행계획’ 등 국내에서도 전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에 발걸음을 맞추기 위한 정책·사업들이 여럿 진행되는 모양새다.

그 최선두에 선 것이 발전사다. 현재 발전공기업들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석탄화력 조기폐쇄 등 대책을 통해 정부의 탄소중립 이행에 가장 많은 힘을 보태는 곳으로 잘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중부발전(사장 박형구)은 최근 방글라데시에 클린 쿡스토브 100만대를 보급하는 CDM 사업을 추진, 해외 탄소배출권을 국내에 최초 도입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탄소배출권을 국내에 들여왔다는 측면에서만 봐선 안됩니다. 클린 쿡스토브를 통해 방글라데시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크게 개선했고, 또 클린 쿡스토브 100만대 보급을 통해 현지에서 일자리 및 기업의 먹거리 창출 측면에도 기여했죠.”

김희찬 중부발전 기후대책부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특히 현지반응이 좋다. 설치된 현장을 찾아보니 주민들이 작은 그을음만 묻어도 깨끗하게 관리하면서 보물같이 아끼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지난 2017년 해외에서 CDM 사업을 통해 발생한 탄소배출권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시작됐다. 이전부터 이 같은 움직임을 알고 미리 준비를 해 둔 덕분에 2018년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시 사업을 위해 찾은 방글라데시의 주방 여건은 좋지 못했다.

대부분의 가정은 전통방식의 주방이 설치돼 있었고, 열효율도 낮은데다 연기가 빠져나가지 않아서 주부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중부발전이 이번 사업을 통해 보급한 클린 쿡스토브는 기존 설비 대비 열효율이 3배나 뛰어나고 굴뚝을 통해 연기까지 모두 외부로 배출하면서 현지 반응이 굉장히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순히 배출권을 국내에 들여오는 차원이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적기에 보급함으로써 방글라데시에 한국이라는 국가의 이미지를 더욱 좋게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김 부장은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경영진의 전폭적인 신뢰와 빠른 의사결정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 탄소배출권을 들여오도록 제도가 손질된 뒤 가장 빠르게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도 경영진이 빠르게 사업을 결정해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외 CDM 사업을 통해 얻은 탄소배출권을 국내에서도 처음 도입하다보니 참고 사례가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탄소배출량을 철저하게 검증하다보니 기간도 많이 걸렸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달성에 우리 기관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있었죠.”

그는 또 “특히 박형구 사장님께서 우리 사업에 대해 잘 이해해주셔서 배출량 검증 과정이 길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믿어주셨고, 현지를 직접 찾아가셔서 굴뚝을 설치하는 등 봉사활동까지 참여했다”며 “이 같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앞으로 5년간 400만t 가량의 탄소배출실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서 CDM 사업을 추진코자 하는 기업이나 기관에도 좋은 사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중소기업의 연료전환이나 고효율기기 보급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죠. 수익보다는 상생과 탈탄소화 정책 지원에 초점을 둔 사업들입니다. 정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로드맵을 보면 해외에서만 103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목표가 있어요. 우리 사례를 바탕으로 앞으로 많은 기관들이 더욱 수월하게 이를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