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외롭다. 힘겨운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의사결정이면 보람도 있고 존경도 받는다.

그러나 의사결정에 실패하면 책임도 따르지만 무엇보다 용기를 잃기도 한다. 리더마다 개인차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능력 있는 리더라면 의사결정에 실패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고 그 결과는 리더와 구성원 모두의 혜택이 된다.

그런데 요즘 리더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요인은 개인차도 있지만, 경영환경의 변화속도다. 너무 빨리 변해가는 세상은 의사결정 변수의 급격한 확산을 초래했다.

경험 많은 리더마저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가 초래한 불확실성은 처음 겪어보는 블랙스완 위기를 몰고 왔다.

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던 변화가 코로나19를 만나 가속화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리더는 어떻게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방법은 있다. 성공하는 리더는 절대로 혼자 일하지 않는다. 리더 혼자만의 의사결정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구성원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의사결정에 그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조직의 성과는 구성원의 능력(ability)과 동기수준(motivation) 그리고 참여기회(opportunity)의 합성으로 더욱 높아진다.

아무리 구성원의 능력이 뛰어나도 동기부여가 안되면 몰입을 불가능하고 그들의 몰입을 끌어내지 못하면 자연히 성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 구성원들은 자신이 존중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를 원하며 소외되지 않는 것을 간절히 바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린다(Linda) 교수는 자신의 집단지성(collective genius)이란 책을 통해 훌륭한 리더는 유능한 구성원을 모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참여와 몰입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창출한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구성원은 조직의 자원이고 자원은 활용돼야 가치를 발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의사결정은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 충분한 정보, 신속한 정보, 정확한 정보가 양질의 의사결정을 보장해준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들을 리더 혼자서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의사결정하기란 어려운 일이고 지나치게 자신의 경험에 의존한 분석이라면 더욱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참여와 몰입을 유도돼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물론 구성원들의 능력과 열정에 대한 개인차는 있다. 이 또한 그들의 자발적 참여와 몰입을 끌어내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공짜로 구성원의 협력을 얻을 수는 없다. 리더가 구성원의 말만 잘 들어도 의사결정은 덜 위험해지고 명확해진다.

공자가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리더가 진정성 있게 구성원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그들도 응답할 것이다.

리더도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솔직하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꼼수가 아니라 진수를 보여주어야 한다. 리더가 머리를 쓰면 구성원은 마음을 닫고 리더가 마음을 쓰면 구성원은 머리를 연다. 어쩌면 자신에게 물어봐 주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리더를 외면하는 구성원은 많지 않을 것이다. 리더가 구성원의 말을 듣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상이 복잡해지면 변수도 많아진다. 변수가 많아지면 다양한 관점의 판단이 필요하고 다양한 관점의 판단이 수용될수록 위험은 줄고 내부 결속은 강해진다.

하수는 구성원 위에 서 있고자 하며 선수는 구성원 앞에 있으며 고수는 구성원 옆에 함께 하는 법이다.

성공하는 리더라면 혼자서 고독한 의사결정을 고민하지 말고 구성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대안도 많아지고 대안이 많아지면 실패할 가능성도 낮아져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참여적 의사결정이야말로 잘 듣기만 해도 돈이 되는 리더의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리더십과 HR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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