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의 손으로 그린뉴딜의 전력계통 고속도로 만들것"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장.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장.

‘제주~완도 #3HVDC 해저케이블 건설사업’의 사업자는 올해 4월 최초 입찰공고 한 후 약 8개월만에 LS전선으로 결정됐다.

한때 외국계 기업도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한전은 세 번째 추가 재입찰에 단독응찰한 LS전선의 손을 잡았다.

이번 계약을 이끈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장(이사)은 “기술협상이 중요하다 보니 의견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해외 해저케이블 수주에 1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8개월은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공사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꼽혔던 수주 금액은 2324억원으로 발표됐다. 이는 전선업계에서 예상한 23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초 LS전선은 이번 사업의 공사비로 3000억원을 책정했었다. 전선업계가 평가했던 것처럼 이번 사업의 공사비로 2300억원은 적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LS전선이 지난 2009년 수주한 2차 전력망 연계사업(제주~진도)에서 큰 손해를 입은 만큼 전선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가격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 같은 예상을 깨고 LS전선이 계획한 것보다 적은 금액에 이번 사업을 수주한 것은 나라의 전력 기간망 사업을 국내업체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박 부문장은 “이번 사업이 그린뉴딜의 전력계통 고속도로를 만드는 중요한 부분 만큼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도) 국가 전력망 사업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계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차 연계사업(제주~해남)을 유럽에서 맡았는데 문제가 발생해도 유지보수를 책임지지 않았다”며 “결국 당시 한전의 요청으로 우리가 복구케이블을 개발하게 됐는데, 기술력이 없으면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경험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박 부문장은 이번 공사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맡았던 지난 2차 연계사업 이후 10년간 50개 이상의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해저시공에 대한 리스크와 매니지먼트의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이다.

박 부문장은 해저케이블의 공급과정에서 해저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에 대해 특히 강조했다.

그는 “해저케이블은 주문생산품으로 생산된 전기를 흘릴 수 있는 적정사이즈의 케이블 선정 및 해저시공에 대한 최적의 공사방법 선정 등의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며, 이러한 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 경제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해저 케이블 및 해저시공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시중에서 단순히 완제품을 구매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연락을 해 오는 경우가 있다”며 “해저 케이블 사업은 단순히 케이블을 만들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조부터 시공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부문장은 오스테드가 인천지역에 1.6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공급하는 데 LS전선이 파트너가 된 것도 LS전선의 노하우가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 해상풍력사업 진행할 경우에도 프로젝트 초기단계부터 최적의 케이블 선정 및 시공에 대한 방향성 선정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세계 1위 해상풍력사업자인 오스테드가 우리회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것도 그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문장은 향후 국내 해상풍력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개선돼야할 부분으로 다방면에서 제도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해상풍력 사업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공급사슬(원재료부터 최종 공급까지 이뤄지는데 필요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구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그린뉴딜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에 대비해 제도 정비, 인허가 과정, 주민 협력 모델 등이 연구되고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부문장은 LS전선의 내년 국내 해상풍력발전사업 계획의 키워드로 ‘토탈솔루션’을 꼽았다.

그는 “LS전선은 해저케이블을 개발부터 제작, 시공까지 토탈솔루션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이를 토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서 수주하려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