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 비전에서 확대 필요성 언급
RFS 내년 7월 개정, 혼합률 상향 및 대상 추가 유력
타격 입는 석유업계도 “글로벌 트렌드” 수긍 입장

바이오연료로 움직이는 비행기. 제공:연합뉴스
바이오연료로 움직이는 비행기.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바이오연료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자동차 연료용 경유의 의무혼합률은 현재 3%에서 더 늘리고 새로운 적용대상에 항공기, 선박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는 15일 국무회의에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고 에너지, 산업, 수송, 건물, 농축수산 등 전 분야에 걸쳐 온실가스 발생을 대폭 줄이기 위한 대책을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수송부문의 탄소중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전기나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 철도, 항공기, 선박 등 수송수단을 확대하고 자율주행차와 교통 수요관리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친환경차 보급이 어려운 부문에 대해서는 바이오연료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항공‧해운 분야를 새로운 적용 대상에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7월 중 개정 예정인 신재생연료 의무사용제도(RFS:Renewable Fuel Standards)의 개정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및 시행령’에 따른 RFS 적용 대상은 자동차 경유연료에 혼합해 사용하는 바이오디젤뿐이다. 3년마다 재검토되는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률은 2015~2017년 2.5%, 2019~2020년 3%가 적용되고 있다. 제도를 관장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개정을 위해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과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의무혼합률 상향 및 적용 대상 확대가 유력한 상황이다.

바이오연료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률은 현재 약 30%의 자급률을 감안해 5%까지 상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IMO 2020 등 선박과 항공 연료에 대한 온실가스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RFS 적용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IMO 2020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로 올해부터 400t급 국제선 연료유의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춘 것을 말한다.

피해가 예상되는 석유업계 역시 온실가스 감축이 글로벌 대세란 점에서 바이오연료 비중 확대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연료 의무혼합률이 높아지고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 석유업계가 타격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글로벌 대세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것인 만큼 석유업계도 이를 받아들이며 수소 등 친환경 분야로 사업다각화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오연료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유가로 바이오연료 붐이 일었던 2008~2010년처럼 시장이 되살아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19년 도로부문 경유 사용량은 1억4000만배럴. 이 가운데 3%인 420만배럴(6억6700만ℓ)이 바이오디젤 사용량으로 추정된다. 의무혼합률이 5%로 높아지면 바이오디젤 사용량은 연간 700만배럴(11억1200만ℓ)로 67%가량 늘어나게 된다. 2008~2010년 고유가로 인해 바이오연료 붐이 일면서 한때 20여개가 넘는 사업자가 생겨났지만 현재는 7개 사업자만 활동하고 있다.

바이오선박유, 바이오항공유 도입은 이미 준비 중이거나 글로벌 사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바이오선박유의 경우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가 한국석유관리원에 연구를 의뢰한 결과 바이오중유가 바이오선박유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고 경제성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바이오에너지협회는 HMM, 현대중공업, 현대조선해양, 한국선급과 바이오선박유 품질개발 및 실증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UN 산하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를 차지하는 항공부문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연료 혼합비중을 2025년 2%, 2040년 32%, 2050년 50%로 확대하는 중장기 비전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중국, 미국, 일본, 영국, 네덜란드 등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지속가능한 바이오항공유의 개발과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국제 파트너십 SAFUG(Sustainable Aviation Fuel User Group)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항공사는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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