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안한 ESS 안전 시험 IEC-TC120 신규작업표준안 채택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 조사를 통해 축적한 경험과 실증시험 기술이 ESS 안전을 위한 국제표준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승우)은 한국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제안한 ‘ESS시스템 안전 시험방법 및 절차’가 ESS시스템 기술위원회(IEC-TC 120)에서 신규작업표준안(NP)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NP 채택은 국제표준 제정의 첫 단계로 기술위원회 정회원국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5개 이상의 국가에서 국제표준 제정 작업에 참여할 전문가를 추천받아야 한다.

이번 투표에서는 기술위원회 회원국 대다수의 찬성을 이끌어 냈으며, 미국, 스페인, 아일랜드, 중국 등으로부터 전문가 추천을 받아 국제표준 제정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게 국표원 측의 설명이다.

제안 과정에서 기존 표준에 포함시켜 다루자는 일본의 주장과 ESS 안전검증의 중요성 및 시장의 당위성에 따른 신규표준이 필요하다는 한국의 주장이 맞섰으나, 투표결과 국제표준을 제정하기로 결정됐다.

이 표준안은 리튬이온배터리 기반 ESS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시험방법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기술문서다.

지난 해 한국이 실시한 ESS 화재사고 조사와 실증 시험을 통해 확보한 안전성 기술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전기적·기계적 위험성, 누설가스, 통신제어와 전자파 등 ESS 안전요소에 대한 상세 시험방법을 담고 있다.

국제표준 제안 과정에서 김미성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수석연구원과 김진용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센터장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용 센터장은 이번 표준제정을 위해 구성되는 국제 프로젝트팀의 리더를 맡아 국제표준 제정 절차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국이 제안한 ‘환경조건에 따른 ESS 시스템 보호 요구사항’이 지난 해 11월 신규작업표준안으로 채택돼 현재 국제표준 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국제표준안에도 한국의 ESS 시스템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등 우리 ESS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국표원은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산업으로 ESS를 꼽고, 국내 기업들이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ESS 시스템 안전성 분야에서도 국제표준을 리드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승우 국표원 원장은 “그간 발생했던 ESS 화재 사고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처럼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앞서가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이 오늘날 국제표준 추진의 밑바탕이 됐다”면서 “과거 선진국이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여러 국제표준을 개발했던 것처럼, 우리도 국제표준화를 통해 보다 안전한 ESS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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