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노하우·도전정신 담은 ‘아폴로’…오창공장 연 생산 500대 가능
알루미늄 차체, 원모터 등 단순한 구조로 효율성과 정비성 높여

김진수 우진산전 부사장이 오창공장에서 출고를 앞둔 자사의 전기버스 '아폴로'에 대해 소개했다.
김진수 우진산전 부사장이 오창공장에서 출고를 앞둔 자사의 전기버스 '아폴로'에 대해 소개했다.

“매연 때문에 버스를 싫어했던 사람들이 전기버스만은 친근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와서 되돌아보니 대중과 가까워지는 전기버스를 만드는 게 제 모토였던 것 같네요.”

김진수 우진산전 부사장<사진>은 버스 외길 인생 40년을 걸어온 국내 최고 권위자다. 버스 옆에 있을 때가 가장 편하다는 그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직접 우진산전 오창공장을 소개하며 전기버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부사장은 “본사는 충북 괴산에 있고 철도차량은 증평으로 옮겨 갔다. 오창은 전기버스 생산기지로 활용될 계획”이라며 “이곳에서는 15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우진산전 오창공장.
우진산전 오창공장.

우진산전 오창공장은 충청북도 청원군 옥산면 남촌리에 위치했으며 2006년 11월 준공됐다. 총 대지 면적 3만9617㎡(1만2000평), 건축면적 1만4741㎡(4459평)로 주 공장동을 비롯해 공기압축실, 도장동, 도료창고, 구체누수시험장, 트래버셔 라인, 완성차 누수시험장, 본관동, 후생복지관 등으로 구성됐다.

이와 관련 주 공장동은 A~F라인으로 이뤄져 구체 소조립 및 대조립, 구체 가공, 구체 단품 용첩, 의장조립, 대차조립, 검사 등을 진행한다. 연 500대 정도의 전기버스를 생산할 수 있다.

우진산전 오창공장.
우진산전 오창공장.

김 부사장은 “현재 시점에서는 전기버스가 배터리 성능이나 충전기 문제들로 인해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짧고 가격이 비싼게 단점”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점차 배터리 고밀도화로 중량은 낮아지고 용량을 커졌으며 수명도 늘어 개선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버스 정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업종으로 분류될 정도로 고되다”면서 “그래서 전기버스를 최대한 간편하고 단순하게 만들어 소프트웨어 체크만으로도 정비가 가능하도록 했다. 덕분에 차량 관리 유지 비용 역시 저렴하다”고 말했다.

우진산전의 전기버스인 ‘아폴로’ 시리즈는 11미터, 9미터, 7.5미터 등 3가지로 구성됐다. 차명은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던 ‘도전 정신’, ‘새로운 창조’ 등의 의미를 담아 지어졌다.

우진산전 오창공장.
우진산전 오창공장.

김 부사장은 “우진산전 전기버스의 지향점과 차별성은 ‘단순하고 간단한 제품’이었다”며 “복잡한 시스템은 꼭 말썽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사용하기 편하고 고장률이 낮은 것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진행했다”고 얘기했다.

아폴로는 추진 모터가 1개뿐인데다 차체 바디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덕분에 동일한 강성을 가진 타사 차량 대비 중량이 30%정도 가볍고 겨울철 염화칼슘 등으로 인한 녹과 부식에도 강하다.

원모터 타입이지만 주행성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일각에서 힘이 약하다는 지적 때문에 남산에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전혀 문제없이 오르고 내릴 수 있었다는게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심지어 출고한지 3년이 지났지만 모터 등 추진시스템에서 고장이 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우진산전 오창공장.
우진산전 오창공장.

김 부사장은 납품 실적과 관련해 “3년 전에 처음으로 20대 정도의 프로토버전을 내놓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출고를 시작해 50대를 기록했다”며 “올해 들어서는 영업 성과가 괜찮은 편이라 연내 100대 이상은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향후 국내 전기버스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전기버스만이 완전한 제로에미션을 달성할 수 있고 도시환경을 개선하는데 있어 최우선적인 해결 방안이라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 15인승 이상 버스의 총체적인 생산량은 1만8000대 정도인데 차츰 전기버스로 바뀔 것”이라면서 “11미터급 대형버스가 연간 9000대 규모고 이 중에서 시내버스로 쓰이는게 4000대로 추산된다. 절반 정도만 전기버스로 대체해도 시장 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진산전 오창공장.
우진산전 오창공장.

다만 전기버스 보급에 있어 걸림돌은 ‘지원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 전기버스의 경우 환경부가 1억원, 국토교통부가 5000만원, 지방자치단체가 나머지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가 단순히 완성차에 대해서만 지급하고 있어 애로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기버스 지원금을 받아도 CNG버스보다 2억원정도가 더 비싸 운수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이에 제작사도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개발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이러한 와중에 중국 등 값싼 외산 전기버스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보조금을 빼앗아 가고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사장은 “국내 전기버스 제작사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 정부의 보호가 조금이나마 필요하다”며 “완성차량 보급뿐 아니라 개발에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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