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충전 20분대 실현, 에너지밀도 증가
가격 올라 주로 프리미엄 모델 적용 예상

LG화학 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LG화학 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LG화학이 에너지밀도가 높아지면서도 충전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는 실리콘음극재 배터리를 곧 양산할 계획이다. 배터리 성능은 개선되지만 가격이 높아져 주로 프리미엄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지난 1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재 일부 프리미엄 모델에만 공급하고 있는 실리콘음극재 배터리를 곧 다른 모델에도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럽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실리콘음극재 배터리를 한국, 중국, 미국 등 다른 생산공장에도 적용해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실리콘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을 혼합한 것으로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이면서도 충전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소재로 꼽힌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4대 요소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생산된 리튬이온을 저장했다 방출함으로써 전기를 충전 및 방전하는 역할을 한다.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을 혼합하면 리튬이온을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어 에너지밀도가 높아지고 충전시간도 단축된다.

하지만 실리콘음극재는 리튬이온을 더 많이 저장함으로써 부피가 팽창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문제는 도전재인 탄소나노튜브(CNT)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흑연 소재에 실리콘 음극활물질을 5~10wt%(중량퍼센트)로 첨가하면 에너지밀도 향상, 충전 속도 단축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탄소나노튜브 도전재는 부피 팽창을 잡아주는 보완재로 함께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와 열 전도율이 기존 도전재인 카본블랙보다 약 10% 높아 도전재 사용량을 30%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양극재 등 다른 재료를 더 사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 탄소나노튜브 생산공장에 650억원을 투자해 내년 1분기까지 생산능력을 연 1700t으로 늘리는 증설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 연구원은 실리콘음극재 시장이 올해 약 155억원에서 2025년 약 5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탄소나노튜브 도전재 시장도 올해 87억원에서 2025년 2조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기존 배터리로 고속충전을 하면 완충까지 40분이 걸리지만 실리콘음극재 배터리는 20분으로 단축되고 항속거리도 최대 500㎞까지 늘어난다”며 “배터리 생산단가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어 주로 가격 저항이 적은 고급 전기차 모델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10.5GWh를 기록해 24.6%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LG화학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9352억원, 영업이익 57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3%, 영업이익 131.5% 증가한 깜짝 실적을 보였다. 배터리사업은 세계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의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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