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원 세홍 전무
윤홍원 세홍 전무

2020년을 시작하며 전 세계를 혼란으로 빠뜨린 코로나19 사태가 아직도 진정될 기미가 없다.

이제는 확진자나 사망자를 논하는 통계적 수치는 무의미해졌다. 전 세계가 그 끝을 모르는 이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그리고 이상기후에 따른 불편한 징후들도 세계 도처에서 또 다른 방법으로 인간들을 시험하고 있다. 폭설과 폭우는 물론 폭염에 따른 생태계의 교란 등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자연에서 0.01%의 CO2 농도를 증가 시킬 때 1만년이 걸렸지만 우리 인간은 0.01%의 CO2 농도를 증가시킬 때 10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 자연은 지구온도를 4℃상승시키는데 1만년이 걸렸지만, 인간은 1℃를 상승하는데 10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약 25배나 빠른 속도다.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으로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56℃를 기록 한 적도 있으며, 2018년 호주에서 일어난 산불은 3주 동안 모든 생명체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기상학자들은 기후의 변화 속도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은 창조 이래로 그 어떤 고난도 극복해 왔고,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발전과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 또한 멈추질 않았다.

편리함에 대한 욕구는 바라보거나 함께하기보다는 모든 걸 극복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것이 자연이든, 생명이든, 미래이든….

어찌 보면, 지금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들이 이제는 우리의 현재를 냉철한 시각으로 돌아보아야 할 때라는 마지막 경고인지도 모르겠다.

편리함을 앞세운 자연에 대한 몰이해는 없었는지.

단순히 수명 연장을 위해 인간의 근본적인 윤리의식이나 도덕을 경시한 것은 아닌지. 다가올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 없이, 현재의 눈앞에 보이는 행복만을 위해 안전과 환경을 도외시한 채 성장만을 앞세운 것은 아닌지.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이제 세상은 성장의 시대에서 자기성찰의 시대로 넘어서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잠시 멈추고 자연과 생명, 안전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자연을 왜곡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당장의 보이지 않는 안전에는 무감각해 왔으며, 때로는 돈의 논리가 생명보다 우선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 한다. 자연과 도덕과 윤리의 바탕 없이, 안전과 생명을 도외시한 미래는 없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어디에선가 읽은 글 중에 “몸살은 몸이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라 문구가 있다. 그렇다. 코로나19나 이상기후나 지구가 지금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이제는 안전과 환경이 삶의 주축이 되어야 한다. 누군가 해결해 주는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의식이 선행돼야 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때다.

안전과 환경은 현재의 우리도 중요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실천들을 시작해야한다. 개인 또는 기업이나 정부도 의식이나 투자뿐만이 아니라, 제도개선 등에 있어서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전기 분야도 그동안의 관행이나 안일함에서 벗어나는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편리함이나 원가절감뿐만 아니라, 환경에 바탕을 둔 자연과 미래를 생각하는 지혜와 가치의 본질을 안전과 생명을 우선시하는 인간 존중의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과 후세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제품의 생산이나 소비에 있어서 안전과 환경에 바탕을 둔 똑똑한 선택, 책임 있는 선택, 윤리적인 선택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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