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 주말·주중 충전 패턴 보고서 분석
일상 생활 반경과 가깝고 편리하며 경제적인게 장점…국내도 이러한 흐름 따라야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의 ‘플러그드인: 미국인들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 보고서.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의 ‘플러그드인: 미국인들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 보고서.

전기차(EV) 대중화에 있어 가장 애로사항으로 꼽히는게 바로 충전 인프라다.

전기차의 경우 친환경차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충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과 불편함이 있어 구매를 꺼리게 만든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전기차 보급을 위해 충전 인프라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나라들이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데 있어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보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빨랐던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충전 인프라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있다.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의 ‘플러그드인: 미국인들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Plugged In: How Americans Charge Their Electric Vehicles)’ 보고서는 “전기차 충전은 주거지 및 근무지 내 완속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의 인상 생활 반경과 가깝고 편리하며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10개 프로그램 국가 실험실 중 하나로 에너지, 국가 안보, 과학 및 환경과 같은 각 전략 목표 영역에서 작업을 수행한다.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는 2011년 1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8000대 이상의 개인 소유 전기차와 300대 이상의 공유차량을 대상으로 미국 내 주거 및 상업용 1만7000개 교류(AC) 충전 스테이션과 22개 지역 100개 이상의 듀얼 포트 직류(DC) 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시연한 결과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는 ‘몇 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필요한가’, ‘전기차 유저는 어디에서 얼마나 자주 충전하는가’ 등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블링크 네트워크, 차지포인트, 제너럴모터스(GM), 온스타, 닛산 북미법인, 카투고 등과 협력해 전기차 충전소 및 프로젝트에 등록된 차량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3년간 진행된 프로젝트 결과, 전기차를 운전하려면 충전 인프라가 가정 및 직장에 레벨2 또는 고속 충전소에 대한 수요가 많은 공공 ‘핫스팟’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참고로 전기차 충전은 시간 및 전력 요건별로 레벨1은 저속충전, 레벨2는 완속충전, 레벨3는 급속충전, 레벨4는 초급속충전으로 구분할 수 있다.

◆ 대부분 평일·주말 모두 집에서 완속충전

보고서는 전기차에 연료를 공급하거나 재충전하기 위해 충전소가 주유소처럼 모든 곳에 있어야 하고 이와 유사하게 보편적인 공공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사람들의 집, 직장 등 자동차 주차 시간이 긴 목적지에 충전소를 설치하는게 적합하다고 얘기한다.

공공 충전 인프라를 광범위하게 설치했지만 대부분의 충전은 가정과 직장에서 이뤄졌고 프로젝트 참여자의 절반가량이 집에서 충전 요금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닛산 ‘리프’와 쉐보레 ‘볼트’ 운전자 대부분은 집에서 충전을 했다. 거의 모든 야간 충전이 집이었다. 야간 충전 패턴은 평일과 주말 모두 같았으며 매일 밤이 집에서 이뤄졌다.

낮 충전의 경우 집과 직장을 포함한 다른 위치로 분산됐고 주말이 되면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충전을 하기도 했다. 다만 많은 운전자들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유독 한 곳에서만 충전을 하기도 했는데 이는 직장(작업장)에서의 충전인 것으로 추측된다.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의 ‘플러그드인: 미국인들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 보고서.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의 ‘플러그드인: 미국인들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 보고서.

◆ 직장에서의 완속충전도 상당수

보고서에는 조사 차량의 20%가 집에서 떨어진 충전의 75%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충전은 직장인 것으로 예상했다.

직장에서의 충전은 효과적으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출퇴근을 완료하기 위해 리프 운전자가 직장에서 충전해야하는 날에는 직장 충전으로 평균 15마일의 거리 연장이 가능했다. 볼트 운전자도 평균 18.5마일이 추가로 제공됐다.

직장 충전은 집 충전을 대신하기도 한다. 운전자의 30%가 그랬다. 직장 충전은 효과적으로 주행거리를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직장에서의 충전하려는 전기차 오너들은 요금 및 사용 규칙과 같은 조건에 따라 충전 습관을 조정하는 것도 눈에 띈다. 다른 직원들과 함께 충전소 이용을 해야 해 충전 후 차량을 이동시키는 등의 일종의 문화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 공공 충전사용량은 전반적으로 낮아

공공 레벨2 충전소 사용량(작업장 충전 장치 제외)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사이트 당 평균 충전 빈도는 주당 1.4회였으며 전국 2400개의 공공 레벨2 사이트 중 75%가 주당 평균 4회 이하의 충전 이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중적인 공용 레벨2 사이트는 사용량이 매우 높았다. 소매점, 쇼핑몰, 여러 장소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차장 및 차고에서 잘 설계된 충전 사이트는 하루 7~11건이 가능했다.

보고서는 공항, 승용차 주차장 또는 대중교통 정류장의 주차장과 같이 차량을 장기간 주차한 장소의 충전 사이트는 주당 건수가 아니라 시간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종류의 사이트에는 하루에 충전 코드 당 평균 8.6시간동안 차량이 연결됐다고 전했다.

DC 고속 충전기는 대부분의 공공 레벨2보다 훨씬 자주 사용됐으며 전체 프로젝트 과정에서 각 고속 충전기의 평균이 주당 7.2회였다. 고속 충전기의 4분의 1은 주당 평균 15회 이상,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주간 고속도로 출구 근처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었다.

공공 충전 핫스팟을 완전히 특성화하고 활용도가 높은 공공 충전 위치를 식별하기 위한 경험 규칙을 개발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보인다.

◆ 국내도 접근성·경제성 높은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국내에서도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충전을 할때마다 항상 배터리를 100% 가득 채워야 할까’, ‘구축 비용과 충전 요금이 비싼 초급속 충전이 정말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접근성과 경제성 높은 ‘주거지 및 근무지 중심 완속충전’에 대해 강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기차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굳이 주유소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게 장점이다. 집이나 직장에서의 충전이 생활화되면 휴식 또는 업무 중에 꼽아 놓으면 된다. 전기차 충전소가 주유소처럼 목이 좋은 곳에 많아야 할 필요가 없다. 가정용 충전기를 이용해 거주지·근무지에서 충전해 나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호핑 현상(충전을 위해 충전소를 방문했을 때 사용 가능한 충전기가 없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찾아 다녀야 하는 현상)’은 물론 충전이 완료된 전기차가 그대로 주차하고 있거나 전기차가 아닌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경우, 충전기 관리 소홀로 인해 고장이 발생해 쓸 수 없는 경우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용 집중형 및 대형 충전소는 기존 주유소 설치 개념과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전략적 위치를 선정하고 많은 수효 시설이 불필요하므로 도심 내, 고속도로, 주요 국도 등에 설치하고 나머지는 개인용 완속 및 초소형 또는 이동형 충전기를 운용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동형 충전은 언제 어디서나 간단히 200V 전원 사용이 가능해 매우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사용한 전기에 대한 투명하고 편리한 과금 및 결제 절차의 해법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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