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우 기자
이근우 기자

테슬라가 최근 국내에서 후들겨 맞고 있다. 이유인즉 올해들어 판매량이 급증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2020년 상반기 자동차등록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코리아는 올 1~6월 누적 기준 7079대가 팔려 수입차 5위를 차지했다. 특히 모델별로 보면 ‘모델3’는 6839대가 판매돼 신차등록 승용차 수입 브랜드 대수 순위에서 무려 3위에 올랐다.

이 같은 실적은 요즘같이 친환경 트렌드가 대두되는 시점에 발맞춰 순수 전기차로만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 이는 테슬라를 뛰어넘을 만한 상품성을 갖춘 모델이 없기도 했지만 보통 전기차에 대해 ‘한번도 안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타본 사람은 없다’고 얘기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실 테슬라는 그동안 쭉 글로벌 전기차 원톱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전기차 오너들을 중심으로 매니아층을 형성해왔다. 어쩌면 보급형 ‘모델3’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인도됨으로써 테슬라의 대박 성공은 거의 정해진 수순과도 다름없었다고 본다.

테슬라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오히려 다른 자동차 제작사들의 견제나 질투를 사기에 충분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산 테슬라가 상반기 전기 승용차 보조금의 43%인 900억원을 쓸어갔다는 둥, 오토파일럿(자율주행) 기능에 대해 과장 광고를 했다는 둥, 단차 문제가 심각해 차량 완성도 떨어진다는 둥 지난달에만 국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벌떼같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수입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하고 고가 모델에는 지급하지 말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규제하고 억압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큰 시장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게, 작은 시장은 더 커질 수 있게 육성하고 지원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입 브랜드라서 무작정 막아서는 것 보다는 일단은 전기차에 대한 진입 장벽은 낮추는데 기여했다는 걸 인정하고 국내에서도 이보다 더 나은 상품을 내놓고 승부를 내야 한다.

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테슬라가 형편없는 차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10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살만한 모델이 부재하다는 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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