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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국공-대한체육회-국회 직고용에 대처하는 우리의 엇갈린 자세
박정배 기자    작성 : 2020년 07월 30일(목) 13:59    게시 : 2020년 07월 31일(금) 13:12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6월 25일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 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코로나19 시국에 이용객 수 급감으로 활동이 위축될 만도 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슈 몰이는 현재진행형이다.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절차 논란으로 공정성에 대한 물음표가 국민, 특히 젊은 층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논란은 구체적으로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 가운데 일부인 2143명을 자회사 채용 조건에서 ‘청원경찰’ 신분의 자사 정규직으로의 직고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2143명은 공항 소방대 211명, 야생동물통제 30명, 보안 검색 요원 1902명 등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모토인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를 다시금 되묻게 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채용 절차 논란은 공사의 약칭까지 ‘인국공’으로 새로 만들면서 ‘인국공 사태’라는 이름으로 정부의 역할론을 상기하고 있다.

보안직군에 종사하는 대다수의 ‘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면 기존의 전형 절차를 거쳐 선발된 정규직 혹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지망하는 취업준비생의 박탈감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논란의 핵심이다. 또 이에 대한 반론으로 오랫동안 보안직군 업무에 종사해온 ‘베테랑’ 노동자들이 단순히 시험을 보지 않았다고 해서 정규직의 기회조차 박탈돼야 하는 상황이 정상이냐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보안직군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역차별론은 20만 명의 동의를 넘겨 정부의 답변 대상이 됐다. 여당의 몇몇 인사들은 필기시험으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게 온당하냐는 의견을 전개하고 이에 대응하는 보수 야당에서는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역차별’이라는 맞불을 놓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는 ‘로또 취업 반대’ 깃발을 내걸고 투쟁을 외치고 이 같은 정규직 노조의 행동을 바라보는 일부 반대론자들은 기득권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판론을 제기하는 등 ‘인국공 사태’는 대한민국의 취업 시장, 청년의 철학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도록 한 사례임에는 충분해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에 있다. 이 말은 즉 수도권에 있다는 뜻이다. ‘좋은 직장’의 조건 중 하나다. (제공: 연합뉴스)

◆ 수도권 근무, 돈 많이 주는 안정적 일자리…분쟁의 본질

‘인국공 사태’의 본질은 ‘질 좋은 일자리’다. 안정적인 고용 형태에 높은 수준의 연봉, 그리고 웰빙까지,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 인천국제공항공사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공사(公社)라는 단어에서 보듯 정규직으로 근무한다면 웬만하면 정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두 번째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고연봉을 자랑한다. 지난해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이 9130만원을 기록했다. 신입사원 평균 연봉도 4589만원으로 공기업 가운데 초임이 가장 높다는 전언이다.

웰빙이라는 측면에서도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따라갈 수 있는 다른 조직이 없다시피 하다. 참여정부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어지간한 공기업들은 비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공기업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전력공사는 전라남도 나주시에, 최근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대구광역시에,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경상남도 진주시에 터를 잡고 있다.

기존에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수도권에 근무하던 이들은 물론 취업준비생 처지에서도 이들 공기업들이 비수도권에 소재한다는 점은 좋은 고용 조건과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불편함을 주는 요소임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영종도를 떠날 일이 사실상 없다. 서울에서 고속도로와 철도를 통해 길어야 1시간 30분이면 관통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년 보장 ▲고연봉 ▲웰빙 등의 삼위일체에 가장 적합한 곳이고 각종 부러움을 받는 정규직이 되는 과정은 대한민국을 뒤흔들 정도의 여파를 몰고 오기에 충분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될 때도 반대는 있었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였다. (제공: 연합뉴스)

◆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물리적 결합 후 화학적 결합 ‘요원’

‘인국공 사태’가 사실 처음은 아니다. 대한체육회에서 비슷한 상황을 맞이한 이력이 있다. 다만 대외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대한체육회는 체육을 전공한 학생에게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더불어 가고 싶은 공공기관 최상위권에 들어가는 곳이다. 물론 체육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도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면 도전장을 던지는 데 주저함이 없다.

대한체육회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우선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관리하고 4년에 한 번씩 오는 이 같은 스포츠 대회에 스태프로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체육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안정적 고용, 서울 송파구 소재 등의 조건이 부가적으로 한몫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5년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했다. 통합 후의 명칭은 계속 대한체육회로 이어졌다. 즉 국민생활체육회가 대한체육회에 흡수되는 형식으로 하나의 조직으로 탄생한 셈이다.

기존의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은 대한체육회 직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국민생활체육회는 대한체육회와 비교하면 고용이나 근무 조건이 좋다고 볼 수 없었다.

대한체육회 한 직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이 대한체육회에 오면서 기존의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반발이 거셌다”면서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은 연봉 상승은 물론 승진까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상당히 흡족해 하는 데 비해 대한체육회 직원은 노동조합도 국민생활체육회 출신 직원의 노조와 별도로 운영하는 등 화학적 결합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2013년 12월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청소노동자들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약속을 이행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 국회 청소노동자 정규직 고용은 ‘아름다운 동행’

국회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 사례가 있다. 2017년 청소노동자를 국회 직원으로 직고용했다.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고용은 대한민국 사회에 상당한 미담으로 여겨졌다. 우윤근 당시 국회 사무총장은 200여 명의 청소노동자를 상대로 큰절을 올렸고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은 직접 국회 직원증을 걸어주며 축하했다.

국회 청소노동자의 처우와 생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온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사망한 후 청소노동자들은 영결식에 일렬로 서서 고인을 눈물로 떠나보냈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은 노회찬 의원의 인간미에 감복하면서 현재까지도 추모하고 있다.

어쩌면 본질이 같은 사안,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정답은 무엇인지, 아니면 정답이 있기는 한 것인지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박정배 기자 pjb@electimes.com        박정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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