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산이 구매 보조금 휩쓸어…테슬라 1587.8% 급증
국내 제작사는 승용차 판매 감소 등으로 13.7% 감소

전기차 차종별 보급현황.
전기차 차종별 보급현황.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국산 브랜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산과 중국산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올 상반기 친환경차 판매실적을 분석한 ‘2020년 상반기 전기차·수소차 판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는 2만226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상승했다.

차종별로 전기승용차는 1대당 보조금 축소, 개인용 완속충전기 보조금 일몰 등 보급여건의 어려움과 신모델 출시 지연 등으로 국내 제작사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43.1%로 줄어든 반면, 수입차의 경우 564.1%가 증가해 전체 판매는 2.7% 감소한 1만6359대로 나타났다

전기화물차는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있는 양산형 모델이 출시되고 화물차 운송사업허가 혜택 등이 제공되면서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상반기에만 연간 보조금 규모의 91.5%인 5031대(전년동기 대비 33440% 증가)가 팔려 전체 전기차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전기버스는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 버스 전환정책의 강화로 보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년대비 64.5% 늘어난 181대가 보급됐다.

올 상반기 업체별로 보면 국내 제작사는 전년동기 대비 13.7% 감소한 1만4563대를 판매해 전년 점유율 93.2%에서 65.1%로 하락했다.

국내 제작사 중 현대차는 전기화물차의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승용차 판매 감소로 전체 판매가 2.9% 줄었으며 기아차도 승용차 판매가 54.6% 하락해 전체적으로 23.7% 축소됐다.

2020년 상반기 전기차 업체별 판매 현황.
2020년 상반기 전기차 업체별 판매 현황.

하지만 미국산 테슬라는 ‘모델3’의 본격적인 투입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1587.8% 성장하면서 상반기 전기승용차 점유율 43.3%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상반기 승용차 보조금 수령 규모는 900억원으로 전체 전기승용차 보조금 중 43%를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승합차는 대부분의 제작사가 전년대비 성장세를 보였으며 중국계 버스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105.9% 커지면서 상반기 전기버스 중 중국산의 점유율은 전년 30.9%에서 38.7%로 증가했다. 보조금은 전체 전기버스 보조금 중 35.1%인 59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측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전기동력차 보급은 차량 성능뿐 아니라 보조금 정책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며 “보조금이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점,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자국 기업에게 유리하게 보조금 제도를 만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도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프랑스, 독일 등은 자국 업체가 경쟁우위에 있거나 역량을 집중하는 차종에 보조금 정책을 집중해 지원해왔으며 코로나19 위기 이후 보조금 개편을 통해 이러한 정책을 강화해가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5월 보조금 개편을 통해 차량 가격 4만5000유로 미만 전기차 보조금을 6000유로에서 7000유로로 한시적으로 인상했고 지급을 중단했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PHEV의 보조금 지급이 재개되면서 그동안 보조금을 수령할 수 없었던 프랑스 업체인 PSA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상반기 전동차 시장점유율이 르노 25.4%, PSA그룹 28.2% 등을 차지하는 등 프랑스 자국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독일은 지난해 11월 기존 보조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일몰시기를 오는 2025년까지 연장한데 이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이번달부터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보조금을 확대(전기차 최대 9000유로, PHEV 최대 6750유로)하기로 했다.

이러한 보조금 제도개편을 통해 4만 유로 이하의 전기차 모델의 판매가 크게 증가함으로써 독일 폭스바겐의 ‘e-골프’는 전년동기 대비 173.1% 증가했고 ‘e-업’은 792.4% 늘었다. 특히 PHEV 보조금 상향조정으로 독일계 브랜드의 PHEV 판매가 증가함으로써 판매 20위권 내 독일계 브랜드 비중은 41.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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