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업체 부담 절반으로 줄어들 것"
고압 전선 국제상호인정 인프라 구축
비용절감 외 기술유출 불안감 해소도

최근 국내 전선업계에서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원장 제대식)의 ‘고압 전선 국제 상호인정 평가 기반구축사업(고압전선기반구축사업)’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상반기 전력기반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이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전선업체들이 UL(Underwriters Laboratories, 미국보험협회시험소)인증을 국내에서 받을 수 있게 된다.

UL인증은 전선과 케이블뿐만 아니라 전기·전자제어 장치 및 각종기계, 소방제품 등을 국내에서 미국 및 북미로 수출하는 데 필요한 인증이지만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만 이뤄져 왔다.

이번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임홍우 KTC 신성장산업본부장은 “새로이 구축될 고압 전선 국제상호인정 인프라구축을 통해 해외 시험인증 비용을 50% 절감하고 소요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해 국내 기업의 부담을 크게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고 해외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 해외 시장진출을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용 감소 외에도 UL인증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외국에서 인증을 받으며 시달려야 했던 기술유출의 불안감이 사라지는 것이다.

또 국내 전선업계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도 UL인증을 받기 위해 전남 곡성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본부장은 “고부가가치 전선개발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시험소로 시험을 의뢰할 경우 시달려야 했던 기술유출의 우려를 최소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 선정을 위해 KTC는 지난 5월 전선 분야 시험인증의 독보적 입지를 확보한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UL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압전선기반구축사업은 KTC가 2019년에 완료한 ‘산업용 고압 직류기기 성능시험 기반구축 사업’의 후속 사업이다.

당시 KTC는 국내 최초로 1000V 이상 DC차단기, DC개폐기, DC퓨즈 등의 산업용 직류기기 및 부품 성능시험 인프라를 확보했다. 여기에 고압전선기반구축사업에 따라 초고압 DC합성시험시스템, PD(부분방전)시험시스템 등 26종 신규 장비를 갖추게 된다. 신규 장비들은 기존의 시험설비와 연계된다.

KTC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전남 곡성군에 국제적 수준의 전력기자재 전문시험단지를 조성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나주혁신도시를 비롯해 광주·전남지역의 전력·에너지 신산업 생태계 육성과 지역 산업 특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임 본부장은 “에너지밸리 이전기업, 신안군 풍력단지, 한전, 한전공대 등과 전력기자재 시험 및 인증, 연구개발 분야의 특화가 가능하다”며 “또 전라남도의 주력산업인 에너지신산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국제적 수준의 시험역량 확보와 상호검증을 통한 국제시험소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성장사업본부는 지난해 말 제대식 원장이 부임 이후 발표한 ‘KTC VISION’에 따라 출범한 기관이다.

경기 군포시 본원의 신뢰성평가센터 및 소재부품평가센터를 거점 중심으로 ▲태양광발전설비인증 및 이차전지안전성평가를 수행하는 에너지평가센터 기반의 충북 음성시험소 ▲MV급 이하의 전선 및 차단기, 전력기기 등의 성능시험을 위한 충청 중전기평가센터 중심의 오창 시험소 ▲산업용 고압직류기기성능시험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호남전력평가센터 중심의 곡성시험소 등 4개 거점시험소와 5개 센터로 구성됐다.

향후 4개의 거점시험소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ESS, 직류기기 등의 새로운 성장산업 분야에 시험인증 활성화와 기업지원에 기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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