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 치러진다. 지금으로서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38%까지 떨어졌다. 반면 상대 후보인 민주당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50%가 넘는다. 미국 CNN 방송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지지율 격차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했다. 1940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출마한 역대 미국 대선의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한 결과, 본선 4개월을 앞두고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가 패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다른 지표로 봐도 그렇다. 지난 100년 동안 현역 대통령이면서 재선에 실패한 사람은 3명이다. 허버트 후버, 지미 카터, ‘아버지’ 조지 부시다. 리처드 닉슨의 사임으로 대통령이 된 제럴드 포드까지 포함하면 4명이지만, 그는 자력으로 대통령이 된 게 아니어서 경우가 다르다. 재선에 실패한 후버, 카터, 부시 등 3명의 공통점은 중간선거 때 실업률보다 대선 때 실업률이 더 높았던 점이라고 한다. 대공황을 겪은 후버 행정부 경우 중간선거가 있었던 1930년 말 3.2%였던 실업률이 대통령 선거가 있던 32년 말에는 16.9%로 치솟았다. 카터의 경우 중간선거 당시 5.9%였던 실업률이 2년 후 대선 때는 7.5%로 올라갔다. ‘아버지’ 부시 때는 6.2%에서 7.3%로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간선거가 있었던 2018년 11월 실업률은 3.2%로 유례없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4월 14.7%까지 폭등했다. 지난달에는 13.3%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대선 전에 중간선거 때 수준으로 실업률이 떨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 실업률에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더한 이른바 경제고통지수라는 걸 봐도 그렇다.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악재는 첩첩산중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미국은 최대 피해국이란 오명을 덮어썼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일 기준 300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인구 100명 중 한명이 코로나를 앓은 셈이다. 확진자 급증 지역의 트럼프 지지율은 지금도 하락 중이다. 지난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 전역을 휩쓴 인종차별 반대 시위 역시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트럼프가 의지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 높은 지지층은 여전히 존재한다. 공화당원 91%가 여전히 트럼프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로서는 중도층을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인 한 방이 절실하다. 쉽지는 않다. 내정은 어렵고, 외교에서 찾아야 하는데 일단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은 대선 직전까지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복잡한 중동 문제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3차 북미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얘기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 전에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고 했었다. 재선에 사활을 건 트럼프로서는 추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라면 뭐든 해야 한다.

만약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북 정책에서는 트럼프 정부나 자신이 부통령으로 일했던 오바마 정부 시절보다 더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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