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Biz팀 박정배 기자
에너지Biz팀 박정배 기자

충청 지역은 전통적으로 소외된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같은 인식은 정치 분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948년 제1대 대통령 선거부터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치를 동안 단 한 차례도 충청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충청남도 부여군 출신의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1995년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하면서 충남 도민에게 “충청도 사람들은 핫바지라고 그럽디다. 그러니까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입 다물고 있는 사람들, 이런 뜻으로 그 사람들이 우리를 평한 겁니다.”라고 말하며 지지세 집결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선을 치르면서 충청 출신 인사 중에서도 유력 주자가 등장하기는 했다. 충남 논산 출신의 이인제 전 의원, 충남 공주 출신의 정운천 전 국무총리, 충북 음성 출신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충남 논산 출신의 안희정 전 충청남도 도지사 등은 상당히 가능성이 큰 인물들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 모두 정계를 은퇴하거나 은퇴가 임박한 인물이 됐다.

앞으로 10년 안에 충청 지역에서 대통령이 탄생할 확률은 낮은 편으로 인식된다. 마땅한 유력 주자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종시와 더불어 충청 지역은 경제특구로 거듭날 조짐을 보이는 모양새다.

분리발주 제도의 법제화를 통해 공사업계의 하도급 업자에서 주역(主役)으로 오른 전기공사 업계와 소방시설공사 업계는 이제 활동의 본거지를 충청 지역으로 옮기려고 한다. 한국전기공사협회는 교육의 메카인 오송 사옥을, 한국소방시설협회는 조치원 사옥을 각각 눈앞에 두고 있다.

분리발주 취지에 걸맞도록 오송 사옥은 전기공사, 기계설비공사, 통신공사, 소방시설공사 등에 대한 낙찰 순위를 각각 마쳤다는 전언이다. 소방시설협회도 분리발주를 법제화하는 소방시설공사업법이 제20대 국회 막바지에 통과하면서 조치원 사옥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옥 이전은 단순히 인력의 왕래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역의 고용률과 물자 이동을 촉진하며 궁극적으로는 경제력을 세우는 데 일조하는 시도다. 충청도는 휴전선 이남 국토의 정중앙으로서 인력과 물자의 왕래가 가장 유리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출신에 따라 지역 간 경제 격차가 발생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핫바지로 인식된 충청도의 소외감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종시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는 기본부터 재편할 움직임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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