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온라인 백과사전에서‘팝콘’의 제조방법을 찾으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팝콘은 용기에 옥수수 낱알을 넣고 가열하면 수분과 유분이 단단한 껍데기 때문에 외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수증기 상태로 갇혀 있다가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서 임계점을 넘으면 급격히 팽창하면서 터져 나와 수 배의 크기로 부풀어 오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임계점이다.

단단한 옥수수 껍질에 갇혀 있던 수분과 유분은 일정 시간 동안 외형적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특정 온도와 압력, 즉 임계점을 넘었을 때 비로소 터져 바삭바삭한 팝콘으로 변신한다.

#2. 얼마 전에 만난 한 스마트홈 업체의 임원은 현재 스마트홈 업계 상황을 팝콘에 비유했다.

아직까지는 시장이 옥수수 껍질 안에 있는 수분과 유분 상황이지만 조만간 임계점을 넘어서 팝콘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게 그의 기대였다.

현재 스마트홈 시장은 한마디로 춘추전국시대다.

건설사를 비롯해 통신사, 가전업체, 온라인 플랫폼업체들이 저마다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홈넷 업체들도 가세하면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2015년 460억 달러에서 2022년 1217억 달러로 3배 가까이 팽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국내 건설시장만 봐도 아파트를 분양할 때 ‘스마트홈’, ‘홈IoT’라는 단어가 붙지 않으면 분양이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예측과 분양시장에서의 유행이 스마트홈 산업의 본격적인 개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러 사업자들이 앞 다퉈 관련 기술과 솔루션을 내놓고, 업체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한다고 해서 시장이 개화되고, 사업자들이 돈을 버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홈 관련 기술과 여러 기기를 내놓는 생산자가 아니라 이 기술을 활용하는 소비자다.

소비자가 스마트홈의 구체적 기능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스마트홈 업체 와 어느 정도의 피드백을 주고받느냐가 관건이다.

이 같은 피드백은 추후에 스마트홈 기기의 재구매로 이어질 공산이 크며, 이 같은 패턴이 이어져야만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 수 있다.

‘시장의 초기 수요와 공급’, 그리고 ‘소비자의 기술활용과 피드백’, ‘사용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R&D와 신제품 출시’, ‘고객의 재구매’와 같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비로소 시장이 개화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은 생산자 주도로 초기 수요와 공급 상황까지는 만들어졌지만 본격적으로 소비자가 스마트홈 기술을 사용하고, 적극적인 피드백까지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스마트홈의 표준화, 보안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도 여전히 변수다.

옥수수 낱알이 열과 압력을 받아 팝콘이 되는 임계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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