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케어로봇, 장기상호작용 가능한 레벨4 이상 목표
낮은 기술력과 경제성, 데이터 확보 과제

서울 서초구청 입구에서 적외선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인공지능(AI) 로봇이 구청 방문객들의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청 입구에서 적외선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인공지능(AI) 로봇이 구청 방문객들의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로봇이 사람을 돌보는 ‘휴먼케어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로봇의 ‘교감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기술, 경제성, 데이터 확보 등은 뛰어넘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일 ‘휴먼케어 로봇과 소셜 상호작용 기술 동향’을 통해 “휴먼케어 로봇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는 로봇의 정서적 교감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과의 유대관계 형성”이라고 밝혔다.

사전적으로 휴먼케어 로봇은 인간과 함께 생활하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교류하면서 상황에 맞는 생활, 정서, 인지, 건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용 서비스 로봇의 일종이다.

그러나 현재 로봇은 간단한 명령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응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양한 교류 상황에 대해 맥락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개인별 특성에 따라 대응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단발적인 반응과 사전 제작된 반복 동작의 수행으로 사용자와 원활하게 교감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연구자들은 최근 몇 년간 로봇의 소통과 교감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소셜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주목하고 있다.

소셜 지능이란 로봇이 인지 능력과 사회적 교감 능력을 바탕으로 인간과 교류함으로써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인간의 능력을 모방한 인식, 판단, 표현 능력을 갖추며 소셜 조작(Social manipulation), 소셜 주행(Social navigation), 소셜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 등으로 나뉘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 중 ETRI가 주목한 것은 소셜 상호작용이다. 인간과 로봇이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데 필요한 휴먼케어 로봇의 핵심 지능으로 로봇이 주인을 이해하고 관심을 표현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정서를 인지하고 사람처럼 반응하는 것이 목표다.

ETRI 관계자는 “소셜 상호작용을 갖춘 로봇은 정서적 교감 능력을 통해 인간과 자연스럽게 유대 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로봇의 효용성도 높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시점에서 기술과 가격 차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연합의 로보틱스 기술 로드맵에서는 소셜 상호작용 기술 레벨 정의를 총 8단계로 나누고 있다. 레벨1~3은 단기 상호작용, 레벨4 이후는 장기 상호작용과 관련된 기술이다.

예를 들어 레벨4에서는 반복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 행위를 구분하며 레벨5에서는 로봇이 관찰을 통해 사용자의 단기 목표, 기본 의도, 욕구를 추론해 작업에 반영한다.

현재 개발된 로봇 제품 대부분이 레벨 3에 해당하며 수행 중인 연구 중 일부만 레벨4에 대해 이뤄지고 있는 수준이다. 인간과 로봇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레벨4에서 레벨7까지의 장기 상호작용 기술 개발돼야 하는데 현재 레벨3도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TRI 관계자는 “기술 수준의 문제와 가격 경쟁력 등의 복합적인 문제로 Jibo(MIT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 가정용 로봇), Kuri(픽사가 설계하고 메이필드 로보틱스가 제작한 가정용 로봇) 등의 로봇이 사업을 중단하게 돼 관련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일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과 교감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는 종류가 많지 않으며 양도 충분하지 않다”며 “이는 인간과 로봇이 직접 상호작용하는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수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집 대상자의 확보에도 한계가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데이터의 공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ETRI는 향후 소셜상호작용의 연구가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보며 데이터를 확보를 강조했다.

ETRI 관계자는 “휴먼케어 로봇의 성공을 판가름 할 소셜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셜 상호작용 연구에 필요한 공개 데이터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하리라 판단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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