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에너지 소비량에서 전기 비중 20% 달해...2040년 전체의 1/3로 증가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유연성 확보가 관건...그린뉴딜 통해 송배전망 투자 늘려야

인류의 역사는 곧 에너지의 역사다. 불로 시작해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가 산업혁명의 원동력으로서 오랫동안 무대의 주역으로 활동해 왔다.

이후 기존 화석연료뿐만 아니라 원자력과 태양광, 풍력 등 새로운 에너지를 이용해 2차 에너지인 전기를 만들면서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electrification)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셰일혁명이라 불리는 셰일가스가 등장하고, 기후변화 문제로 에너지전환이 시대적 화두가 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가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과히 석유는 지고, 전기와 가스의 시대가 된 것이다.

◆ 세계 에너지 수요의 변화

지속가능발전 시나리오에 따른 분야별 누적 투자 (2018~2040)
<출처> IEA 2018 세계 에너지 전망
지속가능발전 시나리오에 따른 분야별 누적 투자 (2018~2040) <출처> IEA 2018 세계 에너지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2018 세계 에너지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수요는 2040년까지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 최종에너지 소비량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르고 있다. 전기차 등 e-모빌리티, 전기난방 등의 증가로 2040년 전력 수요는 현재보다 90% 늘어나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기 비중이 3분의 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5년간 전기자동차의 판매량이 매년 30% 이상 증가해 2040년까지 3억 대의 전기차가 운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2020년대 중반 승용차용 석유 소비는 정점에 이르고, 이후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가스는 2030년 석탄을 앞질러 세계 에너지믹스에서 두 번째로 큰 에너지원이 될 전망이다. 세계 가스 사용량은 45% 증가하고, 특히 LNG 무역량은 중국을 필두로 한 개발도상국의 수요증가로 2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부문에서 가장 성장하는 분야는 16배 증가하는 태양광발전과 7배 증가하는 풍력발전이다. 재생에너지는 2025년까지 추가되는 신규 전력용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저탄소 발전원 중 수력 발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력은 전체 발전비중의 10%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EU 전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에 위치한 원전의 3분의 2가량이 운영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다. 이들 설비의 수명 연장 또는 폐쇄 결정이 에너지안보와 투자, 탄소 배출 추이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래 전력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유연성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2025년 이전 풍력발전 설비용량을 넘어서고, 2030년쯤에는 수력발전 설비용량을 초과할 전망이다. 2040년 이전에 석탄발전 설비용량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전력시스템의 유연한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필요할 때 전기를 공급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나 전기수요는 매시간, 매일, 매주, 계절에 따라 항상 달라 균형을 맞추기 위한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의 자체 발전량 조절 능력은 전체 전력시스템의 유연성 가운데 85% 이상을 차지한다. 전력망 연계가 약 5%, ESS 등을 활용한 전기저장은 4%, 건물 ESS 등을 활용하는 비하인드 더 미터(Behind the Meter)는 1%에 불과하다.

다만 ESS 비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배터리는 앞으로 기존 가스발전과 점차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마트 미터링(smart metering)과 ESS의 성능을 최적화해 전력시스템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화 기술이 앞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모니터링, 제어 및 자동화 기술개선 등의 스마트그리드 기술에 대한 전 세계 투자액은 130억달러에 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력망 송배전 분야에 2018~2030년 동안 연간 약 55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며, 미니그리드 배전망(mini-grid distribution network)을 구축하는 데 전체 에너지 접근성 관련 투자액의 약 25%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위해 전체 투자액의 75% 이상을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발전과 미니그리드 배전망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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