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시아·EAEU FTA, 연 21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

정부가 한러 수교 30주년인 내년 타결을 목표로 러시아와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본격화하고 연이어 상품 분야까지 확대된 포괄적인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추진 계획을 밝히는 등 신북방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러시아·EAEU FTA가 성공적으로 타결될 시 이들 국가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 한국의 무역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신북방정책의 경제적 효과 분석: 한-러시아·EAEU FTA’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연산가능일반균형(CGE) 모형 분석을 통해 협상 추진 중인 한-러시아 서비스·투자 FTA 및 상품 분야까지 확대된 한-EAEU FTA의 제반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한-러시아·EAEU FTA, 한국 무역수지 개선 및 수출다변화에 기여

보고서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러시아·EAEU FTA는 무엇보다 한국의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차적으로 추진 중인 한-러시아 서비스·투자 FTA의 경우 서비스·투자 부문에 한정된 만큼 수출증대 및 무역수지 개선 효과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품 분야로까지 확대된 한-EAEU FTA 체결 시 러시아 및 기타 EAEU 국가로의 수출은 각각 40%, 56% 증가해 한국의 무역수지는 전체적으로 연 21억 달러의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국가로는 대러시아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 연 24억 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보였다. 수출입을 합한 총교역에 있어서도 러시아 및 기타 EAEU 국가와의 총교역이 각각 25%, 4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국가와의 교역 편중성이 큰 한국의 수출·교역 다변화를 유발해 러시아 포함 EAEU 국가로의 수출 비중은 기준연도 2.4%에서 3.4%로, 총교역 비중은 기준연도 2.8%에서 3.5%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다른 독립국가연합(CIS) 국가와의 FTA 확대, 경제협력 강화 등 신북방정책 추진 성과에 따라 한국의 교역 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 자동차 산업 부문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

반면 산업별 효과는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EAEU FTA 발효 시 제반 상품 분야의 무역수지는 소폭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자동차운송 부문이 30억 달러 가량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나타내 가장 큰 수혜산업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운송 부문의 경우 러시아 및 기타 EAEU 국가로의 수출이 늘어 각각 54%, 114%의 수출증대 효과를 보였다. 향후 신북방정책의 진행 상황에 따라 전략적인 산업별 지원 및 육성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북방 대상 국가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에너지 수요가 많고 산업이 발달한 한국과는 경제구조의 상호 보완성이 매우 높다”며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안정적 글로벌 가치사슬 확립이 무엇보다 필요한 한국에게는 신북방정책의 성공이 경제성장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북방정책의 성공은 무엇보다 향후 남북 경제협력의 성공을 위해서도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협상 진행 중인 한-러시아 서비스·투자 FTA을 조속히 타결하고 상품분야 FTA로 확대함은 물론 서로의 비교우위 부문을 바탕으로 경제협력 방안의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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