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조업 특정 업종 쏠림현상…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 격차도 상당

한국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 제조업의 특정업종 쏠림현상 완화와 양질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저기술산업 R&D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긴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 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 제조업의 특정업종 쏠림현상 완화와 양질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저기술산업 R&D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긴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 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 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를 발표하고 우리나라 제조업의 특정 업종 쏠림현상 완화와 양질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의류, 식음료 등 저기술산업군에서의 연구개발(R&D)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 중 ‘전기 및 전자기기업’의 생산비중이 가장 높으나 고용비중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 격차(16.05%p, 2017년 기준)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큰 편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의 생산과 고용비중의 격차는 1.77%p, 프랑스는 4.82%p, 이탈리아 1.9%p에 불과하다. 미국은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나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적은 수준인 11.89%p이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중 생산비중이 낮은 편인 의류, 섬유, 식음료 등의 경우 반대로 고용비중이 생산비중에 비해 높은 편이다. 결국 이러한 상반된 결과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부담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적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수준이 높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황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 격차가 제조업종별 생산 및 고용의 쏠림정도(집중도)에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제조업 업종별 생산비중과 고용비중의 집중도를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를 통해 제조업을 13개 업종으로 나눠 얼마나 고르게 생산과 고용비중이 분포돼 있는지를 측정해 주요국과 비교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제조업종별 생산비중의 쏠림정도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매우 큰 반면 고용비중의 집중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며, 우리나라는 생산비중 HHI와 고용비중 HHI 간의 격차가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라고 분석됐다.

한경연은 또 제조업을 기술 수준별로 ▲저기술 ▲중저위기술 ▲중고위기술 ▲고기술 등 4가지로 분류한 후 우리나라와 세계 주요 100대(자산 기준) 상장 기업의 R&D 집중도를 조사했다.

보고서를 보면 대표적인 저기술업종인 가구, 의류, 섬유, 식음료 등에서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R&D 집중도(상장기업의 평균값)가 세계 주요 상장기업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

이 연구위원은 “R&D 집중도가 낮다는 것은 매출액 대비 혁신활동이 소극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고 그 결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저기술산업군이라고 해서 무시해도 되는 산업이 아니다. 의류, 가구, 식음료 등 저기술업종에서 세계 상위권 기업은 대부분 선진국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분석 결과, 세계 10위권 내 국내 기업이 1~2개 위치하고 있는 중·고기술산업군과는 달리 예를 든 4개의 저기술업종에서는 세계 20위권 내에 위치하는 기업이 하나도 없다”며 “이는 저기술산업군에서 세계 주요 기업에 비해 R&D 활동이 부진한 국내 기업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편 보고서는 저기술업종에서 상당한 고용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들 업종에서 혁신활동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흔히들 혁신성장을 얘기할 때 소위 첨단산업만을 고려하고 저기술산업은 암묵적으로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고용구조를 볼 때 이들 저기술산업을 배제한 혁신성장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정 첨단산업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는 상당한 잠재적 리스크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가 조성돼야 하며 이 생태계에 많은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저기술업종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8년 기준 상장기업 중 R&D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의 평균값으로 계산한 ‘주요 저기술산업군 기업 R&D 집중도’.
2018년 기준 상장기업 중 R&D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의 평균값으로 계산한 ‘주요 저기술산업군 기업 R&D 집중도’.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