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TS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장 사전예방”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 만들고 싶어”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의 원격관리 상황실에는 커다란 전광판이 띄워져 있다. 화면에는 원격관리 서비스(HRTS)에 가입된 승강기의 속도, 움직임 등 상태정보가 실시간으로 비춰진다. 이상이 생길 경우 화면은 빨간색으로 깜빡이고, 해당 승강기의 상태가 표시된다. 경미한 고장일 경우 이곳 상황실에서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유효한 고장으로 인식되면 가장 빨리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는 서비스 직원에게 자동으로 호출이 가고, 승강기가 멈춘 층도 알려준다.

HRTS 시스템을 만든 부서는 바로 현대엘리베이터 R&D본부 원격시스템팀이다. 이곳에서 박지혜 주임연구원을 만났다. 그는 서버개발과 운영, 차세대 원격보수 시스템 개발 등에 참여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다른 산업분야의 기업에 재직하면서 ‘내가 직접 개발해서 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찾던 중 승강기와 IT의 융합은 어떻게 될 수 있는지 궁금해서 현대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사 이후 줄곧 R&D본부에서 HRTS 서버 시스템을 개발 및 운영해온 박 연구원은 현재 차세대 원격보수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원격관리 시스템으로 기존 고장의 60~70%는 즉각 대응이 가능합니다. 직원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아도 고장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죠. 승강기가 멈춰있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피해는 커지기 때문이죠.”

현재 현대가 관리하고 있는 승강기는 전국에 약 15만대다. 이 중 HRTS에 가입된 승강기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5년에 1만4924대였던 승강기는 2018년(3만1365대)에 3만대를 돌파한 후 올해 9월말 기준으로 3만6907대에 이른다.

박 연구원은 “처음 HRTS가 도입됐을 때 이동이 드문 야간에 층마다 승강기 도어를 열고 닫으며 원격점검을 했는데 이 때문에 유령엘리베이터로 오인받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이 시스템이 보편화돼 가는 추세이며 궁극적으로 고장의 사후관리가 아닌 사전예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모아진 고장데이터가 쌓여 빅데이터화하면 이를 기반으로 고장예측이 가능하고, 수명주기도 길어진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개발자인 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편이다. 만화책과 외국 드라마를 보면서 재충전을 한다고.

“가끔 조용한 장소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나만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거나 실수를 복기해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죠. 꼼꼼하지 않은 성격이라 이런 시간들이 도움이 됩니다.”

지금은 개발에 참여하는 구성원이지만 언젠가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리더가 되고 싶은 게 그의 꿈이다.

박 연구원은 “IT는 지속적으로 기술의 트렌드가 바뀌어가는 분야라고 생각하기에 계속해서 발전하고 바뀌는 기술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기회가 된다면 대규모 프로젝트를 리딩할 수 있는 PM으로 활약하며 시스템을 설계하고, 다양한 부문의 사람들과 업무할 수 있는 인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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