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전기급탕기 활용 가동시간 조정 실험
태양광발전 도입 늘어 공급량 조정 위해 고심

일본 지방 전력회사 시코쿠전력이 태양광발전의 잉여전력을 활용한 실증사업에 나섰다. 전력 수급조정을 위해 시행되는 출력제어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상용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코쿠전력은 증가 추세인 태양광발전 잉여전력을 흡수할 수 있는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가정용 전기급탕기를 활용한 실증사업을 개시했다. 지난 10월 15가구를 대상으로 시작됐으며, 1년간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시코쿠전력은 전력 수급조정을 위해 화력발전 출력 억제 및 양수발전 활용 등의 출력제어를 시행해왔으나, 태양광발전의 지속적인 증가가 전망됨에 따라 기존에 조정을 해오던 공급 측외에 수요 측 조정까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업은 태양광발전설비의 잉여전력이 많이 발생하는 오후 전력 수급을 조정하는 것이 목적으로, 익일의 태양광발전설비 발전량을 예측해 잉여전력이 발생할 경우 원격으로 전기급탕기 가동 시간을 야간에서 오후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기급탕기는 사용 시 12kWh의 전기를 소비할 수 있어 일반 가정용 ESS(10kWh)보다 잉여전력을 흡수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코쿠전력이 이같은 실증 사업을 구상한 데는 지역 내 태양광발전 도입이 늘어남에 따라 태양광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출력제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 출력제어 횟수가 늘어날수록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전에 대체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실제로 시코쿠지역 내 태양광발전 도입량은 2010년 3월 말 10만kW에서 올해 8월 말 259만kW로 약 26배 증가했다.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의 차이가 큰 태양광발전이 증가함에 따라 시코쿠지역 내 전력 수급조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또 다른 지방 전력회사인 규슈전력은 2018년 10월 13일부터 1년간 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들을 대상으로 57회에 걸쳐 출력제어를 실시한 바 있다.

그동안 시코쿠전력은 규슈지역(8820MW)보다 지역 내 발전량(2590MW)이 적어 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출력제어를 실시하지 않았다. 또 태양광발전설비의 전력계통 접속량이 적고, 가동원전도 규수지역의 4분의 1 수준인 1기에 불과해 공급력에서도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코쿠전력은 12월부터 기업과 가정이 보유한 ESS, 전기자동차(EV) 등의 일괄제어를 목표로, 대규모 ESS 원격제어 실증시험도 개시할 계획이다. 이는 2021년에 ‘수급조정시장’이 개시됨에 따라, 향후 ESS와 EV 등을 활용한 가상발전소(VPP) 시스템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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