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도전 위해 코스닥 상장, 실리콘렌즈 잠재력 충분”

“6년간 실리콘렌즈 기술에 투자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버텼고, 이제야 그 꽃을 피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는 12월 27일 코스닥 상장(합병기일은 2019년 12월 16일)을 앞둔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의 말투는 차분하고 또렷했다.

23세때 지인에게 빌린 500만원의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우여곡절을 거쳐 30대의 나이에 코스닥 상장사의 대표에 오르는 상황이라 다소 긴장할 법도 했지만 그의 화법은 당차고 자신감에 넘쳤다.

“스팩을 활용한 상장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은 3가지 상장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 공모시장이 좋지 않아 스팩을 통한 상장을 추진했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상장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오는 12월 아이엘사이언스가 코스닥에 상장됩니다.”

스팩(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한 회사라는 뜻으로, 증권사가 공모로 조달한 자금을 이용해 다른 회사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의 회사다. 증권사가 ‘00스팩’이라는 이름을 붙여 일단 상장시킨 뒤 인수 합병할 회사를 물색하고, 이후 기업을 인수하면 합병회사 이름으로 재상장된다.

아이엘사이언스와 신영스팩4호의 합병비율은 1대 2.2475000으로 결정됐으며, 합병 이후 송성근 대표가 24.92%의 지분을 갖는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맡게 된다.

“상장을 결심한 이유는 결국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였습니다. 부품소재, 광학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진출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실리콘렌즈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나가면서‘세계 무대에 나가면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고, 이를 위해선 자금 확보가 필요했죠.”

실제 실리콘렌즈의 가능성은 영국, 이스라엘 등의 해외기업에도 알려진 상태며, 이스라엘 기업과는 국책과제로 20억원을 지원받아 실리콘렌즈 UV성형기술을 개발한 뒤 함께 미국, 유럽 등으로 진출키로 하는 등 상당히 구체화된 계획이 실행되고 있다.

아이엘사이언스가 201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LED조명 실리콘렌즈는 ▲제작비용 및 생산기간 단축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 ▲맞춤형 디자인 가능 등 기존 렌즈 대비 압도적인 성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금형이 필요 없고, 단납기에 다양한 렌즈를 설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렌즈를 조명에 적용한 게 우리에게는 큰 기회가 됐죠.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제도를 통해 공공기관에서 우리 제품을 많이 구매해 3% 이내이던 B2G 매출이 올 상반기에 34%로 10배 이상 늘었고,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아이엘사이언스는 2019년 상반기 기준 매출비율이 LED조명 24.4%, 실리콘렌즈 32.3%, 조명·전기용역 43.2% 등 안정적인 비중을 유지했다.

또 앞으로 실리콘렌즈를 전기차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장비, 방산, 철도, 의료, 헬스케어 등에 적용해 레퍼런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조만간 실리콘렌즈와 LED기술을 활용한 탈모치료기기 런칭을 준비하는 이유다.

송 대표는 상장 이후 가장 먼저 천안에 마련한 약 1만7633㎡(5338평) 규모의 공장에 실리콘렌즈 자동화라인을 추가로 10개 정도 구축할 예정이며, 그러면 생산캐파가 기존 대비 5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 23살 때 사업을 시작하면서 코스닥 상장이 목표라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을 오는 12월이면 이루게 됩니다. 그 꿈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뛸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매출 1조원 달성입니다. 언제쯤 가능하겠느냐고요? 글쎄요, 한 10년 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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