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 가스터빈 독자 모델 보유국으로의 도약을 목전에 뒀다.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게 된다면 완제품 제작을 맡은 두산중공업을 필두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개발(R&D)과 부품공급 등을 담당하는 230여개의 협력업체를 총망라한 대한민국 기계공학의 쾌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인류의 기술진보는 전쟁을 통해 이뤄져 왔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부정할 수 없다.

가스터빈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모두 세계 2차대전을 주도한 국가들”이라는 말을 꽤 많이 들었고 두산중공업도 가스터빈 개발을 시작할 때 경쟁사들로부터 이와 같은 이유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가스터빈을 보유한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는 세계 2차대전을 주도한 국가다.

한국이 세계 2차대전을 치르지 않은 나라 중에는 처음으로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게 된다면 목진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수많은 인재가 지혜를 모아 만들어 낸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가스터빈 국산화가 지닌 또 하나의 의미는 석탄과 원자력, 태양광과 풍력에 이어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발전도 우리 스스로의 기술로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아직 선진업체들과의 격차는 존재하지만 가스터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상당하다.

두산중공업은 수입 대체 효과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국산 가스터빈의 존재는 앞으로 국내 발전사들이 주기기를 계약할 때 협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속 모델 병행개발을 통해 이 격차를 줄이면 줄일수록 경제적 효과도 커질 것이다.

이처럼 큰일에 해당하는 가스터빈 국산화 개발이 팔부능선을 넘은 이 시점에 국가적으로 국산화 이후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국내에 들어설 LNG발전소에 국산 가스터빈 사용을 장려하고 국산 가스터빈이 트랙레코드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국내 가스터빈 기술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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