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신차 판매 전년동기 比 17.2%↓…중고차 시장도 기피현상

7월 일본차 브랜드 전월대비 등록, 문의, 조회 증감률. (출처 : SK엔카닷컴)
7월 일본차 브랜드 전월대비 등록, 문의, 조회 증감률. (출처 : SK엔카닷컴)

잘 나가던 일본자동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무역전쟁이 일제 불매 운동은 물론 반일정서로까지 번지면서 판매 및 거래 직격타를 맞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 일본차 판매량은 267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229대)보다 17.2% 하락했다.

브랜드별로는 토요타 865대, 혼다 468대, 닛산 228대, 인피니티 131대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1.9%, 33.5%, 35.0%, 19.6%씩 감소했다. 같은 기간 렉서스의 경우에만 982대로 32.5% 증가하긴 했으나 전월과 비교하면 24.6% 줄었다.

카이즈유도 이들 5개 일본차 브랜드의 지난달 신차등록대수가 6월보다 32.2% 축소됐다고 집계했다. 시장 점유율도 20.0%에서 13.6%로 6.4%p 내려갔다고 밝혔다.

사실 일본차 브랜드는 그동안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중심으로 연비, 성능, 디자인, 안전성, 마감 품질 등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게다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BMW 화재사고 등의 여파로 독일차 브랜드가 주춤한 사이 상당한 반사이익도 누렸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신규등록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일본계 브랜드는 2만3850대가 팔려 전년동기 대비 10.8%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 역시 19.5%로 1년 전보다 5.6%p 올라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자동차를 포함한 식음료, 유통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우리 국민들의 반감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SK엔카닷컴은 지난 한달간 자사에 등록된 일본차 브랜드의 조회수가 전월 대비 평균 18.1% 쪼그라들어 관심도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관심도가 가장 많이 떨어진 브랜드는 혼다로 22.9% 감소했고 렉서스의 조회수도 20.9% 줄었다.

차량에 대한 문의 건수도 전월 대비 확연히 축소됐다. 인피니티에 대한 문의가 20.6%로 가장 크게 줄었고 렉서스도 19.9% 감소했다.

다만 일본차에 대한 매물은 오히려 증가했다. 일본차를 팔려는 사람은 늘어난 것이다. 5개 일본 브랜드의 전월 대비 신규등록대수 증감률은 평균 28.4% 상승했다. 혼다가 40.2%로 가장 높았고 토요타 32.2%, 닛산 32.1%, 인피니티 25.4%, 렉서스 12.0% 증가 순이었다.

헤이딜러도 지난달 24일 발표한 일본차의 온라인 중고차 경매 현황에서 불매운동 후 중고차 딜러들의 일본차에 대한 평균 입찰 수는 감소한 반면, 일본차 차주들의 판매 요청에 따른 출품 대수는 증가했다.

이와 관련 렉서스 ES 300h에 대한 중고차 딜러의 평균 입찰 수는 평균 12.8명에서 8.9명으로 30% 줄었고 인피니티 Q50은 25%, 캠리는 15%로 떨어졌다. 반대로 출품 대수는 인피니티 Q50이 불매운동 전의 2배 이상인 127%, 토요타 캠리는 65%, 닛산 알티마가 49% 늘었다.

헤이딜러는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중고차 시장의 반응에 대한 중고차 딜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444명 중 1304명(90.3%)이 ‘불매운동으로 일본차 매입이 꺼려진다’고, 1069명(74%)이 ‘BMW 화재사건 보다 일본 불매운동이 더 큰 악재’라고 답변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겟차도 일본차 불매운동 이후 6~7월 추이를 분석한 내용을 내놓은 바 있다. 구매 요청 건수 기준으로 증감률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7월에 일본 브랜드에 대해 실제 구매 의사를 갖고 상담 신청한 경우는 6월보다 45%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일본의 조치가 있기 직전 보름(6월 16~30일)과 지난달로 접어든 보름(7월 1~15일) 사이 증감률(-41%)과 비교했을 때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 이는 곧 7월 후반기로 접어든 이후에도 일본차 불매운동 여파는 지속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겟차 측은 “지난달 전반기와 후반기로 각각 나눠 비교한 결과에서도 전체 일본 브랜드 견적 건수는 9% 더 낮아졌다”며 “이미 6월과 7월 사이에 40%대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감소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고 해도 불매운동 기조는 여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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