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6월 치열했던 봉오동 전투…8월 7일 스크린에 펼쳐지다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거둔 최초의 승리.

또 어제 농사짓던 인물이 오늘은 독립군이 될 수 있는, 그런 이들이 모여 벌인 모두의 싸움이자 모두의 승리인 ‘봉오동 전투’가 8월 7일 개봉한다.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는 인간의 저항과 숭고함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싸웠고, 우린 그들이 지켜낸 땅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다. 우린 끊임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야기를 함으로써 기억해야 한다”고 전하며, 봉오동 골짜기에 묻힌 이들의 감춰진 이야기를 되살려냈다.

모두의 싸움이자 첫 승리

봉오동 전투의 첫 영화화

1920년 6월, 봉오동에서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가 탄생했다. 만주 일대의 독립군을 소탕하기 위해 모인 일본군은 수백 명, 하지만 독립군 병력은 이들과 맞서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백전무패로 악명 높은 월강추격대를 필두로 남양수비대와 각종 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 정예 병력을 상대로 독립군은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봉오동의 지형을 십분 활용해 맞서 싸웠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목숨을 담보로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까지 달리고 또 달려 일본군을 유인, 고립시키고 그들에게 승리를 쟁취하기까지의 과정을 숨 가쁘고 박진감 넘치게 담아냈다. 능선과 계곡을 무기 삼아 매복과 공격을 반복하는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일본군에 맞서는 치열한 액션이 쉴 틈 없이 이어짐은 물론, 쏟아지는 총알을 피해 험준한 골짜기를 전력질주하는 주인공들의 피땀 흐르는 모습이 보는 관객마저 숨차게 만든다.

원신연 감독은 한 명의 영웅이 아닌 모두가 함께 일궈낸 첫 승리의 역사, 봉오동 전투에 단번에 매료됐다. 그는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전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시나리오를 읽어내려가는 내내 소름이 돋고,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일어났다 앉았다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내가 마치 그 시대 독립군이 된 기분이었다”고 ‘봉오동 전투’를 처음 마주했던 뜨거운 순간을 회고했다.

그 시절 봉오동에는 밟고 살 땅, 농사 지을 땅, 죽어서 묻힐 땅을 찾겠다고 몰려든 전국의 이름 모를 독립군들로 가득했다. 그간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영웅들의 이야기는 많았지만, 이름 없는 영웅들을 들여다본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봉오동 전투’는 어제 농사 짓던 인물이 오늘 독립군이 되어 이름 모를 영웅으로 살아간 시간과 그들의 승리에 관한 영화다. 기억되지 못했고, 한 줄의 기록조차 남겨지지 않았던 이들이 뜨겁게 저항해 쟁취한 승리가 바로 봉오동 전투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이들이 펼친 위대한 勝

그래서인지 캐스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진정성이었다는 원신연 감독은 누구보다 캐릭터를 마음 깊이 이해하고 표현할 배우를 찾았다. 알려진 영웅이 아닌 이름 모를 독립군 캐릭터의 친근한 이미지 역시 캐스팅의 주요 요소였다. 그 결과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세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99년 전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를 누볐던 독립군으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그중 신뢰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해진이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했다. 해학적이면서도 의리가 넘치고 충성스러운 독립군 황해철은 자신의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지만 동생같은 장하와 독립군 동료들의 목숨은 끔찍이 아끼는 인물이다. 독립군들의 큰형 노릇을 하며 분위기를 이끌고, 일본군 앞에서도 뜨거운 눈빛으로 할 말은 하고야 마는 황해철, 유해진은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황해철이 되어 봉오동 골짜기를 누빈다.

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채우며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류준열. 그가 이번에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로 분했다. 실존 독립군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은 이장하는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 늑대같은 인물로,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졌지만 가장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면서 자신을 내던진다. 임무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장하는 류준열과 만나 날카로우면서도 보듬어주고 싶은 캐릭터로 완성됐다.

탁월한 존재감과 연기로 매 작품마다 신선한 변화를 보여줬던 조우진이 또다시 맛깔난 캐릭터 마병구를 탄생시켰다. 마적 출신 독립군 병구는 흐트러짐 없는 사격 솜씨와 일어 통역까지 능통한 해철의 오른팔이자 드라마에 활력과 휴식을 주는 유머 넘치는 캐릭터다. 늘 상대 배우와 뜻밖의 케미를 만들어내는 조우진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해진과 유쾌한 케미를 발산한다. 늘 해철과 티격태격하지만 누구보다 해철을 아끼는 정 많은 병구는 조우진을 만나 깊이감이 더해졌다.

조우진은 지난 3일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승리의 역사를 목격하러 오시면 분명 모든 관객 여러분들의 심장에 힘차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가 곧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극장에서 목격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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