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건축도시포럼, 최기철 환경정책평가硏 박사 “크루즈=디젤차 350만대”

10일 열린 'AURI 건축포럼 미세먼지 위기에 대응하는 건축과 도시환경'에서 최기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대기환경연구실 박사가 도시지역의 미세먼지 현황과 해결을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10일 열린 'AURI 건축포럼 미세먼지 위기에 대응하는 건축과 도시환경'에서 최기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대기환경연구실 박사가 도시지역의 미세먼지 현황과 해결을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장, 선박·항만도시 등이 미세먼지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기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는 10일 ‘2019 AURI 건축도시포럼-미세먼지 위기에 대응하는 건축과 도시환경’에서 “전국 대기배출 사업장 중 배출가스 원격감시장치(TMS)를 설치한 곳은 1%에 불과하다”며 “TMS를 설치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양은 전체의 55%에 이른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문제는 단위 배출량은 적지만, 전체 중소 사업장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소 사업장의 경우 배출에 대한 직접 감시·관리가 어렵고, 배출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박·항만 도시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최 박사는 “항구에 인접한 주요 도시의 경우 선박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의 배출 비중이 매우 높다”며 “초대형 크루즈 선박 1대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황은 디젤승용차 350만대에서 배출되는 양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올 3월 ‘항만 지역 대기질 개선 특별법’이 통과되고, 환경부-해수부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항만지역 대기질 관리 토대는 마련됐다”며 “향후 세부 규정과 실효성 있는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에 ‘바람길’을 도입,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바람길은 도시 외곽 산림에서 생성되는 맑고 차가운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여 공기순환을 촉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과 뜨거운 열기를 도시 외부로 배출하는 길을 뜻한다.

박 연구위원은 “독일 남부의 대표적 산업도시 슈트트가르트는 1970년대 바람길을 조성, 열악한 공기순환을 극복했다. 시간마다 1억9000㎥의 신선한 공기를 도심부에 유입시키고 있다”며 “홍콩도 높은 인구밀도 등으로 대기통풍 문제가 심각했다. 도시계획 수단을 통한 대기통풍 개선방안 연구를 수행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종시에서 바람길을 모의 실험했는데, 도시 건설 후 바람의 방향이 복잡하게 변하고, 속도가 저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축물·오픈스페이스 배치와 미세먼지 농도의 상관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바람길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은석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미세먼지 양상을 고려한 생활공간의 미래지향적 대응’을, 이병희 LH 토지주택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실내 미세먼지 환경 개선을 위한 국내외 연구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어 여명석 서울대 교수, 김태오 국토교통부 과장, 오성훈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최형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과장 등이 ‘미세먼지 위기에 대응하는 건축과 도시환경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박소현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미세먼지 전문가들이 모여 내실 있는 연구를 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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