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 관객상 수상작…10일 개봉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6월27일~7월7일) 수상작 ‘진범’이 7월 10일 개봉한다.

BIFAN은 올해 칸국제영화제가 론칭한 ‘판타스틱 7’에 선정되며, 시체스·토론토·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과달라하마·카이로·마카오국제영화제와 함께 전 세계를 대표하는 판타스틱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BIFAN에서 선정한 프로젝트 1편은 칸 필름마켓에 자동 진출, 세계 영화인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영화제 내 국제경쟁 섹션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서 유일한 한국 영화로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았던 ‘진범’. 영화의 어떤 매력이 BIFAN을 사로잡았는지 약간의 스포일러와 함께 정리해봤다.

#1 기발한 설정, 잘 짜인 구성과 연출

#2 진범보다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

가장 친한 친구가 아내를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된 상황 속에서 친구가 범인이 아니라며 나타난 그의 아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의자의 아내와 손을 잡아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아 나가는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명백한 증거로 용의자 신분이 된 ‘준성’(오민석)과 그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믿는 아내 ‘다연’은 그들의 무죄를 입증해줄 인물, ‘영훈’에게 도움을 청한다. 서로의 집에 서슴없이 드나들 정도로 신뢰했던 ‘영훈’과 ‘다연’은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 속, 점차 커지는 의심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 뜻밖의 목격자 ‘상민’(장혁진)까지 등장하며 사건은 더욱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진범’은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네 사람의 상반된 주장과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서로 협력할 수 없는 관계인 피해자와 용의자의 가족이 각기 다른 목적과 의심을 품은 채 공조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그려낸 것이다.

하나의 살인 사건을 두고 동상이몽을 꾸는 ‘영훈’과 ‘다연’ 간 고도의 심리전은 진범의 정체보다는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며 결말을 향해 내달리는 과정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이런 강렬한 스토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가 교차 되는 구성과 연출이 펼쳐지는데,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듯한 느낌을 전하기도 한다.

지난 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배우 유선은 “진실 게임을 하는 듯한 구성과 추적 스릴러다운 흐름이 긴박감 있게 진행되어서 관객들이 캐릭터와 함께 추리를 하는 묘미를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고정욱 감독은 “‘진범’은 범인이 누구인지 보다 ‘왜’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다. 왜 캐릭터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고, 왜 갈등을 하는가에 집중한 작품이다”고 연출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3 배우들 간 완벽한 호흡

#4 ‘독개구리’ 고정욱 감독

‘진범’은 격한 감정 신이 많은 영화인만큼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특히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는 인물인 ‘영훈’은 유약하면서도 고집이 있어 보여야 하고 여리지만 결단력 있는 모습을 지닌 양면성을 갖춘 배우가 필요했다.

이에 한 순간에 아내를 잃은 ‘영훈’ 역은 장르 불문하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송새벽이 맡아 안락해야 할 집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처절한 절망 속에 빠진 모습부터 진실을 찾아내려는 뜨거운 집념까지 입체적으로 흐르는 ‘영훈’의 감정을 모두 쏟아냈다.

남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영훈’과 손을 잡은 ‘다연’ 역은 배우 유선이 맡아 기대를 높인다. 선한 인상 속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고 있는 유선은 ‘돈 크라이 마미’(2012) ‘이끼’(2010) ‘검은 집’(2007)과 같이 스릴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뽐낸 바 있다.

또 영화와 드라마, 연극까지 섭렵한 배우 장혁진은 비밀을 간직한 유일한 목격자 ‘상민’으로 등장해 극에 긴장감을 더하며, 가장 유력한 살인 용의자 ‘준성’ 역은 선악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매력의 배우 오민석이 맡아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모두를 혼란에 휩싸이게 할 예정이다.

그리고 단편 영화 ‘독개구리’(2011)를 통해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 받은 고정욱 감독. 1950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국군과 인민군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상황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독개구리’는 제1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과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단편부문 관객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올해 ‘진범’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누구보다 친밀했던 주변인들과의 믿음이 깨져버린 상황과 그 속에서 공조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상반된 심리에 추적 스릴러라는 장르를 덧입혀 극적 재미를 꾀함으로써 이번엔 BIFAN에서 장편부문 관객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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