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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KERI) It, Tem (4)전력 반도체 기술
유희덕 기자    작성 : 2019년 05월 30일(목) 10:26    게시 : 2019년 05월 30일(목) 14:51
방욱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간과해 오다 오늘날에는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까지 다가왔다. 가장 깨끗한 에너지로 알려져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를 전달하는 전력기기에서도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요소가 있다. 성능만을 최고로 추구하던 과거와는 달리 전력기기의 설계요소가 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친환경적인 설계요소는 비용은 높고 성능은 낮기 때문에 그 만큼 전력기기 개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전기연구원 전력기기연구본부가 어떠한 노력이 일어나고 있는 지 4가지의 주제 (1) 친환경 전력기기 기술, (2) 전력 반도체 기술, (3) 초전도 케이블 기술 그리고 (4) 수소발전 및 수소 분산전원 기술을 가지고 살펴본다.

(2) 전력 반도체 기술
근래 ‘지구온난화’란 말은 일상적인 대화주제가 될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렇게 된 이면에는 지난 세기부터 고도화된 산업구조와 그에 따른 에너지소비량의 극적인 증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최근에는 환경보호의 기치 아래 기존의 석유, 석탄, 원자력과 같은 ‘하드에너지’가 아닌 태양열, 지열, 풍력, 조력, 파력 등과 같이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자연의 소프트 에너지로서 ‘그린에너지’가 각광받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의 산업 및 생활구조를 에너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 형태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99%) 편의성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에너지 개발 및 사용형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를 소비구조의 개선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된다.
‘하드에너지’든 ‘소프트에너지’든 유심히 살펴보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전기’의 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전기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에너지 소비구조 개선의 한 가지 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전기는 단순한 한 가지 형태가 아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 형태로 가공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전기는 전력변환장치로 가공된다. 전력변환장치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간단하게는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 충전 장치도 일종의 전력변환장치이다.
전력변환장치에는 전력변환을 위해 ‘전력반도체 소자’라는 것이 사용된다. 전력변환장치 내에서 전력반도체 소자는 정류작용, 스위칭 작용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효율이 높은 전력변환장치에 필수적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반도체라고 하면 다들 아는 얘기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다른 많은 기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분야도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리고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반도체영역은 ‘메모리반도체’이며,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반도체이다. 반면 전력변환장치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이것은 ‘전력반도체’ 분야는 우리나라가 앞서있는 분야도 아니고, 많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영역도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사실 ‘전력반도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반도체가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을 때의 형태나 기능은 메모리반도체 보다는 전력반도체에 더 부합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초기에 반도체를 개발한 선진국들이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에 따라잡혀 반도체분야 기술력이 낙후돼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들은 메모리가 아닌 전통적인 반도체 소자, 즉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선진국들이다.
전력반도체 개요.

메모리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전력반도체’ 또한 지금까지 실리콘 소재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고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소비효율의 극대화가 요구되는 현시점에서 실리콘기반의 반도체들은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현재 개발된 실리콘기반 전력반도체를 사용하는 전력변환장치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그 효율이 향상되었음에도 95% 정도의 효율이 최대치이다. 이는 아무리 효율이 좋은 전력변환장치라고 해도 5% 정도의 에너지가 변환과정에서 소모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행히도 우리가 전기에너지를 사용할 때 전력변환과정을 한번만 거치는 경우는 드물다. 2차, 3차의 전력변환과정을 거치다 보면 효율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는 우리가 사용하고자 하는 형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이미 소모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기술적 문제를 개선하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전력변환장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SiC라는 신소재를 이용한 전력반도체 연구가 진행돼 왔으며, SiC 전력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전력변환장치의 경우 효율이 99%에 달하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기존 실리콘기반 전력변환장치에서 소모하던 에너지의 80%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로서 획기적인 기술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30여년 전부터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자는 SiC 소재를 기반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연구를 진행해왔고, 최근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시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년 전부터 한국전기연구원이 SiC를 기반으로 한 전력반도체연구를 수행해왔다. 하지만, 당장 산업화되지 않는 분야에 대한 몰이해 및 기업의 관심이 적어 연구수행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다소 때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 활성화 등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도 관심을 갖고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고려한 SiC 전력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변화는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 연구팀의 연구 성과가 산업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어, 2018년에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SiC기반 전력반도체 소자를 양산할 수 있는 상업용 생산라인이 구축되었으며,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국내에서 SiC 전력반도체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처음으로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전기연구원과 몇몇 대학에서 SiC 전력반도체 관련 연구 인력들이 배출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이들이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SiC 전력반도체 산업을 키워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 연구팀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업에서 선뜻 나서기 힘든, 난이도가 높고 성공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되는 미래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연구하여, 국내 기업 및 연구진들이 용이하게 기술에 접근하고 나아가 전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다.
방욱센터장 (한국전기연구원 전력기기연구본부 전력반도체연구센터)


유희덕 기자 yuhd@electimes.com        유희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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