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국내 기업 모두 경험한 적격자
중장기적으로 전선업 전망 '밝다'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신임 대표.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신임 대표.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 중인 넥상스 그룹이 지난 3월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넥상스는 뉴 노멀로 표현되는 저성장 국면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룹 전체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명성우 신임 대표는 글로벌기업 GE,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등 전력 에너지 업계에서 다채로운 경력을 보유했으며 엔지니어링, 경영, 컨설팅 등 다방면에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명성우 대표를 만나 달라지는 넥상스 인 코리아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대표에 선임된 것을 축하드린다. 전선업계는 처음인데, 어떤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보나.

넥상스 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변화에 발맞출 수 있느냐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본다. 넥상스는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수익 중심’이라는 방향을 설정, 새로운 사업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투자 수익률, 현금 흐름 등을 중시하는 재무적 관점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에 그룹 수장도 크리스토퍼 게랑으로 교체됐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도 본사차원에서 ‘시프트’라는 이름으로 문서화됐다. 넥상스 그룹은 이를 한국을 포함해 전사적 차원으로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모두에서 근무해 각각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있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넥상스는 글로벌 기업이면서도 국내 극동전선, 대영전선 등 전선업체를 인수했기 때문에 국내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 역시 필요하다. 국내 기업의 특성을 넥상스 그룹의 정체성에 맞게 맞춰가는 작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해본 것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생산, 엔지니어, R&D, 영업, 마케팅, 경영, 기획, 사업총괄 등 하나의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봤다. 또 전선은 처음이지만 에너지, 제조, 중공업 등 관련 산업에 오랜 기간 몸담았다.

▶‘시프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저가 중심을 기반으로 한 양적 성장은 더 이상 넥상스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다.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으로 재편, 주주가 투자한 자본을 가지고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투하자본수익률’을 더 고려한다. ‘시프트’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이 명시돼 있다.

현재 경영진은 이러한 ‘주주‧수익 중심’으로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단기적으로 봤을 때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를 이끌던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이 저조하다. 미‧중 무역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선, 자동차, 건설, 오일&가스 등 넥상스의 고객 산업 대부분이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조선업은 최근 몇 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며 구조조정 등 사업 합리화가 이뤄졌다. 조선업이 회복세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고객을 만나보면 아직 변화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이 많다. 국내 대표적인 조선소는 1분기 생산한 선박이 10척도 안 된다. 연간 100척 이상의 선박을 생산했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선주들이 아직 글로벌 경기에 대한 확신을 못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넥상스 그룹은 중장기적으로는 전선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10년 후인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20%, 도시화는 40%, 에너지 사용량은 40%, 신재생에너지는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전선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선업계에는 호재다.

▶넥상스 인 코리아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

넥상스 그룹은 시프트를 적용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마련,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넥상스 인 코리아는 이 같은 방법론을 한국의 타깃 시장 상황과 고객의 니즈에 맞게 적용하는 데 집중한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넥상스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합리화하는 작업들을 진행했다. 생산성도 지난해와 비교해 좋아지고 있다. 이처럼 당장은 앞서 얘기한 전선 수요가 증가하는 중장기적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10년 뒤에 누가 더 준비가 돼있으며 고객을 잘 이해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향후 2~3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신임 대표.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신임 대표.

▶전선업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선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대한 시각으로 답변을 대체하려고 한다. 제조업계는 공통적으로 길어지는 저성장에도 어떻게 살아남아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이냐, 즉 실적에 경기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를 고민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3가지 축이 있다고 한다. 같은 가격이라도 큰 마진을 낼 수 있는 원가경쟁력, 남들은 하지 못하는 혁신,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다른 업체의 제품과 결합을 통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넥상스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가경쟁력을 갖췄다. 제품과 공급 지역에 따라 최적의 생산 거점을 찾아 활용하고 있다. 또 ‘비욘드 케이블’이라는 모토에 맞게 서비스까지 포함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전담하는 조직도 구성된 상태다. 투자를 통해 혁신 역시 도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내 전선업체들도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해 변화를 위해 움직일 때 생존해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원가경쟁력을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며, 혁신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러나 큰 비용 투자 없이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

▶대표에 선임된 후 특히 강조하는 것이 있나.

공장 현장의 ‘안전’을 강조,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넥상스 인 코리아의 공장은 깨끗하고 안전하게 달라지고 있다. 산업 현장의 안전은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안전사고가 많이 나는 회사의 제품을 고객은 원하지 않는다. 안전을 잘 챙기지 못하는 회사가 제품 개발 등 다른 일도 제대로 한다고 믿기 어렵다. 특히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회사가 문을 닫을 정도로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제조업에 있어서는 사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직관리 및 경영철학이 있다면.

조직 구성원 모두가 ‘프로’라는 의식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모든 조직원들은 각자의 분야와 역할에 있어서 ‘프로’이며 ‘프로’여야 한다. 내가 직접 자본을 투자해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태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구성원에게 이러한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행 가능하지만 비교적 높은 목표치를 잡고,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늘 직원들에게 ‘나에게 숙제를 달라’고 요구하는 편이다. 큰 고객을 발굴하는 데 나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내 경험을 녹일 수도 있다. 어려운 목표를 설정해두고 점검하고 당근과 채찍을 주는 것은 로봇도 할 수 있다. 리더 역시 하나의 팀의 일원이라 생각해야한다.

넥상스 그룹의 리더십 방향도 이와 같다. 게랑 CEO는 단순히 방향 제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한 것까지 보고 함께 고민하고 조언한다. 구체적 수치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헬리콥터처럼 큰 그림을 보고 방향을 제시하다가도 어느 순간 지상으로 내려와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전도 중요하지만 비전 달성은 아주 작은 숫자들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이해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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