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중심 연구기관”
국책과제 수주와 자체 수익으로 100% 자립
인프라 구축·R&D 사업·해외 원조사업 수행

김종일 신재생에너지소재개발지원센터 소장
김종일 신재생에너지소재개발지원센터 소장

신재생에너지소재개발지원센터는 영문으로 ‘NewREC(New and Renewable Material Development Center)’이다. 태양광 관련 기업들에 장비 인프라와 기술을 지원하고 전문기술 인력 교육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또 태양광 관련 스타트업들의 창업도 지원하고, 개발도상국에서 해외 원조사업 등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센터 설립부터 현재 운영까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김종일 소장(전북대 교수)을 만나 향후 운영 방향과 국내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전망,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먼저 신재생에너지소재개발지원센터는.

지난 2006년 9월 국내 최초 태양광기업 지원 연구개발센터로 설립된 후 2011년 6월부터 전북도 부안에 위치한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에서 태양광 관련 각종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설립 초기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한 ‘산업기술기반구축사업’을 통해 연구실과 신재생에너지 기초실험장비, 태양광 전지·모듈 장비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국책사업인 ‘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통해 전용공간을 확장하는 한편, 태양광 웨이퍼 장비를 구축하면서 국내 최초로 모든 밸류체인을 포함하는 실리콘계 태양광 파일럿 플랜트를 갖추게 됐습니다.

센터가 위치한 부안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에는 3가지 에너지원(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는데 저희 센터가 전북도 유일의 태양광전문 연구기관으로서 태양광 발전 산학협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지난 2011년 ‘신재생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의 호남권 태양광 발전 주관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저희 센터는 개소 이후 산업부나 한국국제협력단 등과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2014년 7월부터는 국책과제 수주와 센터 자체 수익으로 100% 자립,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행한 주요 연구과제와 성과는.

그동안 수행한 연구과제는 크게 ▲인프라 구축사업 ▲R&D 사업 ▲해외 원조사업 등 3가지로 분류됩니다.

인프라 구축사업으로는 ▲실리콘계 태양전지 파일럿 플랜트 구축 ▲신재생에너지 소재 테스트베드 ▲전문인력 양성사업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사업비 173억원을 수주해 센터 전용공간(연면적 3669㎡)을 확보했고, 77억원에 상당하는 태양광 웨이퍼·전지·모듈 시생산과 평가 장비 51종을 마련했습니다. 이같은 장비를 운용하고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데 연구인력 37명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소장인 저를 필두로 박사급 연구원들이 총 193건의 시제품 제작, 평가·분석·인증작업, 제품 고급화를 위한 기술지원을 일궈냈습니다.

R&D 사업으로는 공정별 부품개발부터 태양광 웨이퍼·전지·모듈·시스템 제품의 야외실증과 이를 응용한 기술까지 총 43건, 123억원을 수주했습니다. 84개의 기업이나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특허등록 16건, 기술이전 5건 등의 성과를 냈습니다. 해외 원조사업으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손잡고 모로코에 태양전지 장비설치 운영을 지원하고, 네팔에 현지 기후에 적합한 신재생에너지 설계 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전망과 활성화를 위한 관건은.

-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이제 세계적으로 대세가 돼가는 분위기입니다. 각국이 앞다퉈 태양광, 풍력, 지열 발전 등을 통해 탈탄소 에너지 자립에 힘쓰고 있고,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친환경적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 발전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봅니다. 태양전지와 모듈 개발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가격은 꾸준히 내려가고 있고 효율은 나날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같이 획기적인 효율을 낼 수 있는 신물질들도 이미 실증단계에 들어와 있습니다.

국토면적의 제약성 때문에 육상보다는 수상이나 해상 태양광에 더 많은 R&D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 베이스 태양광 모듈은 표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게 수상·해상 태양광입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의 활성화는 시장논리 혹은 경제논리만으로 재단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효율성 향상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경제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봅니다. 향후 십수년 동안은 정부의 강력한 친환경 정책의지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과제와 향후 추진방향은.

새만금 사업은 이미 28년 전 시작된 국책사업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내부용지 개발은 지지부진합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3GW급 솔라팜과 1GW급 해상풍력 등 대대적인 신재생에너지 단지 건설 계획을 발표한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전문인력 양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해 태양광 전문인력 네트워크를 그물망처럼 다져온 저희 센터는 특히 신재생에너지 유지보수 인력을 양성하는 데 전문교육기관으로서 일익을 담당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3GW를 발전할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단지를 유지·보수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1200명 이상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필요한 많은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노하우가 축적된 전문인력양성센터가 필수불가결합니다. 저희 센터는 현재 가칭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산업 전문인력양성센터’ 설립을 목표로 새만금개발청, 전북도, 전북대 등과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탈원전, 탈석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조금 조심스럽게 답변드려야 할 질문이네요. 저는 물리학을 전공한 학자입니다. 따라서 이 부문은 주로 학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탈원전은 성급했다고 생각합니다. 탈석탄과 탈석유 먼저 하면서 단계적으로 탈원전으로 갔어야 맞다고 봅니다. 원자력 에너지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성장하는 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먼저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아무리 경제성의 잣대를 들이대도 우리는 신재생에너지로 가는 길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에게는 수상·해상 태양광과 풍력이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원전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센터의 운영 방침과 목표는.

저희 센터의 당면 목표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새만금지역에 신재생에너지산업 전문인력양성센터를 설립하는 일입니다. 부안에 위치한 기존의 신재생에너지소재개발지원센터는 산학협동을 통한 기술지원, 제품공동개발, 성능평가 등의 작업을 지속할 것입니다. 전문인력양성센터는 ▲태양광시설 유지보수교육 ▲취업과 창업교육 ▲전문인력 연수와 재교육 등을 담당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태양광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저감해보려는 프로젝트도 진행시킬 예정입니다. 조금 부연하자면 필터 교환이 필요치 않은 습식 집진기술을 응용해 공기정화기를 초대형화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취지에 맞게 초대형 공기정화기를 돌리는 전력을 태양광 발전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미세먼지 저감기술을 상징적으로 융복합시켜 보자는 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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