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호소문 발표하고 정부에 웅진에너지 지원 요청
전력산업기반기금 일부 활용해 중국과의 비용경쟁력에서 우위 점할 수 있게 해야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웅진에너지를 지원해야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회장 이완근)는 경영 위기에 빠진 웅진에너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호소했다. 협회는 “웅진에너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지원을 요청했다.

웅진에너지는 앞서 지난 3월 27일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웅진에너지는 이달 10일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정부에 웅진에너지 자구책을 요구하는 호소문에서 “웅진에너지는 현재 잉곳을 생산하는 대전공장, 웨이퍼를 생산하는 구미공장의 가동률을 20%까지 낮췄다”며 “생산인력도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 대주주 웅진그룹은 추가지원 의지가 없어 사실상 폐업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웅진에너지는 연 1.5GW의 단결정 웨이퍼를 생산해왔지만, 지난해 세계 태양광 시장 내 단결정 웨이퍼 공급용량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웅진에너지는 5년간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에는 1000억원의 단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제조업 밸류체인 중 어느 한 곳이 무너지면 전(全) 밸류체인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에 태양광 제조업 기반이 휘청이는 실정에서 우리나라 유일의 잉곳·웨이퍼 생산자인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는 다면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은 무서운 기세로 한국 시장에 밀려들고 있다. 정부가 2017년 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정책을 실행하면서 태양광 시장의 확대를 틈타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협회는 웅진에너지 폐업위기가 곧 우리나라 태양광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협회는 호소문에서 “우리나라 태양광 제조업 경쟁력이 무력화되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정책은 중국기업에 밥상을 차려다 바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웅진에너지가 비용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시길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웅진에너지가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해 중국과의 비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야한다”면서 “웅진에너지가 폐업으로 몰리게 된 주원인은 비용경쟁력에서 중국기업에 뒤처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중국기업은 중국 정부의 세제, 금융 등 각종 지원과 저렴한 전기료 혜택을 받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태양광 기업에 전기료를 우리나라의 30~40% 수준으로 제공한다. 독일도 이는 마찬가지로,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세계적인 기업 바커(WACKER)는 일반적인 독일 지역의 25% 수준의 전기료를 낸다.

협회는 “독일과 우리나라의 전기료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들은 우리나라 전기료의 50-60% 가격으로 전기를 쓰고 있다”며 “전체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폴리실리콘은 40%, 잉곳•웨이퍼는 30%에 달하는만큼, 전기료를 인하하거나 전력산업기반 기금의 일부를 재생에너지 제조기업에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사용자의 전기요금의 1천분의 37(3.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내 무연탄 지원사업,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 등에 쓰인다. 협회는 이 기금의 일부만을 재생에너지 제조기업에 지원해우리나라 태양광 제조기업이 중국과의 비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또 협회는 “그동안 우리나라 태양광 제조기업들은 2010년 후반기부터 격화된 중국과의 원가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통해 중국과의 원가 차이를 10%-15% 이하로 줄였다”며 “재생에너지 제조기업에 전기료 혜택이 주어진다면 봄물 머금은 새싹들처럼 생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정부가 지원을 결단한다면 협회 소속 셀, 모듈 제조기업들도 마음을 모아 선납금을 주고서라도 잉곳, 웨이퍼 물량을 계약하여 웅진에너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이라며 “또 업계가 한마음으로 단합해 재생에너지 산업이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혁신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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