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한 분야의 주도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최재석 경상대학교 교수(대한전기학회 차기회장)
최재석 경상대학교 교수(대한전기학회 차기회장)

최근 몇몇 선진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라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가령 슈퍼태풍, 쓰나미등) 자연의 대재앙을 대비, 인류의 생존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였다.

통상 미국의 경우 백악관, 일본은 총리실에서 주도하여 매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진화론적으로 변화하는 작금의 에너지전환은 ‘기후변화 에 대처하면서 국민의 안전한 삶의 보장 및 복지향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와 맞닿아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브라함 해럴드 매슬로의 욕구단계설(Abraham Harold Maslow’s hierarchy of needs)에서는 5일 이상의 전력공급중단은 현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단계까지 파괴시킬 수 있다는고 설명한다.

현대 삶에서 전기에너지의 중요성을 말해주며 데모클레스의 칼처럼 현대문명에서 정전은 행복한 시민의 삶을 일순간에 모두 빼앗아 갈 수 있음(Blackout is “Sword of Damocles” over our civilization)을 역설한 것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따라 시민의 생존을 보장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다양한 해결책이 전력망에서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통상시에는 적절히 연결고리를 갖고 운영하다가 매우 큰 국가적인 재난 혹은 재해가 발생하면 그 연결고리를 끊고 스스로 자립하여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스마트하게 생존할 수 있는 마이크로 그리드다. 이는 사회의 에너지 공급체제의 복원력이 좋은 네트워크중 하나다.

최근 진화하는 에너지원의 전환에 잘 부합하는 네트워크가 제공되지 않으면 새로운 에너지원은 그 임무를 성공적으로 발휘할 수 없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이에 잘 부합하는 패러다임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마이크로그리드가 직류시스템(DC System)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원, 풍력발전원등의 지금 진화되고 있는 새로운 에너지의 종들이 거의 대부분 직류(DC)이며 또한 전력조류를 지난 수 십년 간 급격하게 발전한 전력전자 디바이스기술을 적절히 이용하여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사업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도 창출될 것이며 자금의 흐름(Monetary Flow) 역시 자연스럽게 이 기술을 유도하면서 갈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이에 따른 자연스런(道法自然) 자금의 흐름을 파악함에 있다. 최근의 에너지 전환정책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에너지 전환정책도 유연하게 수립하는 것이 좋다. 에너지 전환을 위한 신정책은 어느 한 분야의 주도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전기공학 및 원자력공학등을 포함한 에너지 및 시스템분야의 공학, 전자공학을 포함한 반도체 소자공학, 컴퓨터 정보공학, 전력전자공학을 포함한 자동제어정보공학, 전기물성 및 설비공학, 나노등 신복합재료공학, 기계공학은 물론이고 나아가 경제학등이 함께 어울려져야하는 융합적인 작업이다.

지금은 이를 융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융합의 핵심은 기술 및 학문간 장벽이 사라지고 공통의 이익을 취하도록 자연스럽게 융합조직을 구성하고 이를 실현시키는 리더쉽에 달려있다.

따라서 에너지전환시대의 진정한 승리자는 자신의 본 분야를 토대로 삼아서 다양한 공학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자일 것이다.

본 에너지전환시대의 정책을 제고하고 나아가 대응하는 데 다음의 6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1. 깨끗함과 재생가능에너지원의 지속적인 발굴 및 지원정책 마련이 합당하고 가능한가.

2. 기후변화 대응 및 전력산업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가까운 미래에 달성할 수 있는가.

3. 새롭게 추진할 에너지 패러다임의 기술을 이끌 정책이며 이것이 융복합적인가.

4. 에너지원의 전환에 잘 부합하는 네트워크가 제공될 수 있는 정책과 부합하나.

5. 정책이 유연성(Flexibility)과 복귀력(Resiliency)를 고려하고 있는가.

6. 글로벌 패러다임과 조화로움을 갖으며 나아가 새로운 에너지정책이 과연 자연스러움(道法自然)을 갖는가.

따라서 에너지전환에서 대응할 사항은 기 수립된 정책이나 새롭게 수정할 에너지 정책은 앞에서 제시한 6가지 가이드라인에 합당한가를 면밀히 살피는 지혜와 충분한 인내력을 갖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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