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가 뭐가 다른 거유?”

5G가 개통되기 보름쯤 전, 퍼붓는 비를 피해 오른 택시 안에서 기사님이 물었던 질문이다.

나름 통신을 담당하는 기자로서 자신있게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이라는 특성을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래서 바꾸면 뭐가 어떻게 좋은 거유?”였다.

5G 개통을 앞두고 5G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기술적으로는 명확하지만 이를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기에는 아직 시간과 아이디어가 부족한 과도기인 탓이다.

소비자들 또한 5G 신기술에 대한 동경과 의문을 함께 갖고 있다.

이달 초 ㈜리서치앤리서치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G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대답은 고작 13.7%에 그쳤지만 5G의 사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63.5%가 ‘이용하겠다’는 웃픈 결론이 나왔다.

‘잘 모르겠지만 일단 쓰고 싶다’라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이통사들 또한 크게 다를 바 없어보인다.

5G가 얼어붙은 통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강남역 인근에 5G 기반의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을 체험하는 ‘일상로5G’를 마련하고 기자간담회를 실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VR 스타데이트 중 거품목욕과, 나홀로 치어리딩에 선정선 논란도 일었지만, 사실 VR산업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분야는 성인용 영상이 될 것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80여개의 VR 성인방송을 5G와 함께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VR의 시각적 경험만 강조하며 소리에 대한 신경은 쓰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사방에서 음악이 터지고, 웅성거리는 소리에 눈과 귀의 감각이 따로 논다.

집에서 VR기어를 써본 경험이라도 있었다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여기에 VR로 휴향지 내 스킨스쿠버영상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게 했지만, 그저 어색할 따름이다.

얼마 전에는 LG전자가 ‘5G 시대의 스마트폰 트렌드’ 라는 거창한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지만 기자들은 ‘속 빈 강정’이라는 단 네글자로 행사를 요약했다.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기대한 자리에서 ‘스마트폰 AI가 모든 기기들을 연결할 것’, ‘스마트홈 기기가 자동으로 인터넷에 연결될 것’ 등 충분히 예상 가능하거나 들어봤던 내용들만 언급됐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이 진심으로 5G의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하는지, 최소한 제대로 체험은 하는지 의문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기자간담회에서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신임 이사장이 연구과제 선정에 대한 언급은 참고할 만 하다. 그는 “결과가 뻔한 것은 피하겠다. 세계 최초를 추구하고 실패는 과감히 감싸 안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5G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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