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공동체에 대한 다양한 시선
두산인문극장, 8일부터 ‘아파트’ 주제로 공연 3편·전시 1편·강연 8회 진행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살고 있거나 바라보거나 욕망을 투영하는 곳이다.

두산아트센터가 올해 자체 기획 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의 주제로 ‘아파트’를 선정했다. 4월8일부터 아파트 공연 3편, 전시 1편, 강연 8회를 선보인다. 한국, 돈, 생활, 정치, 욕망, 기억, 골목, 미래 등 8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박찬종 두산아트센터 제너럴 매니저는 27일 “결국 함께 사는 것이 가치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공동체의 삶을 떠올렸고 아파트라는 형식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파트는 활발한 커뮤니티여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고 있다. 아파트가 우리가 갖고 있는 화두의 집약체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연극 ‘철가방 추적작전’(4월9일~5월4일·각색 박찬규·연출 신명민)이 올해 두산인문극장 공연부문의 문을 연다. 작가 김윤영의 동명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평상시에 서로 같이 밥도 먹고 공도 차며 아무 위화감 없이 지내는 듯했던 봉순자가 담임교사로 있는 반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공공임대 아파트와 민간 아파트 아이들이 함께 다니는 중학교를 배경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수단이 되어버린 아파트를 논한다.

연극 ‘녹천에는 똥이 많다’(5월14일~6월8일·연출 신유청)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1992년 한국일보 창작문학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겸 작가 이창동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다원 공연인 ‘포스트 아파트’(6월18일~7월6일)는 안무가 정영두, 건축가 정이삭, 작곡가 카입이 함께 구성한다. 공동주택으로서 아파트의 이상과 가능성을 새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선보인다.

연극 부문을 담당하는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수석PD는 “한국 대도시의 주거문화는 60~70%가 아파트에 사는 구조다. 그러나 논의가 경제 등 일방적으로 편중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파트에 주목한 이유를 들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 두 편이다. 아파트를 다룬 희곡이 없지는 않지만 소설이 한국적인 아파트 상황과 성장을 잘 함축해서, 각색하기로 했다는 게 김 PD의 설명이다.

전시 분야에서는 ‘아워 파라다이스(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라는 제목의 기획적이 열린다다. 5명의 작가들과 함께 우리가 지나쳤던 아파트 풍경의 이면을 설치, 드로잉 등의 작품으로 보여준다.

강연 분야 연사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아파트: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를 펴낸 첫 강연자 박철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아파트는 한국이다’를 주제로 한국인과 아파트에 대한 지난 100년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이진우씨는 ‘아파트는 돈이다’를 주제로 투기 광풍의 원인과 결과를 살펴본다. 정헌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박해천 동양대 교수, 김민섭 저술가, 정재호 미술작가, 임형남과 노은주 건축가, 강재호 서울대 교수가 정치, 욕망, 기억, 골목 등의 키워드로 아파트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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