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등 발주량 감소·신공장 투자 등 재무구조 악화

비츠로씨앤씨가 200억원을 투자해 지은 충남 부여공장.
비츠로씨앤씨가 200억원을 투자해 지은 충남 부여공장.

비츠로씨앤씨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용 변압기를 제조하는 비츠로씨앤씨가 경영난으로 인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회생법원은 비츠로씨앤씨가 제출한 회생절차 신청서를 받아들여 포괄적 금지명령과 재산보전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오전 현재 비츠로씨앤씨의 회생절차는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비츠로씨앤씨 관계자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맞다”며 “자세한 것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의 회생절차개시 결정이 있을 때까지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채권자에 대해 회생채권, 회생담보권에 근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 신청서와 각종 자료들을 검토한 뒤 비츠로씨앤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비츠로씨앤씨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모든 회생채무액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절차를 임의로 진행할 수 없다.

비츠로씨앤씨는 지난 2007년 10월 설립돼 전력감시 등 ICT사업부문을 운영하다 지난 2011년 10월 삼진변압기를 인수하며 중전기기 사업부문에 진출했다. 하지만 한전을 비롯한 발전사업자들이 변압기·변성기 발주량을 줄이면서 매출액 감소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2014년 기존 인천공장이 노후화되자 2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부여에 신공장을 지었으나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한 것이 재무구조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츠로씨앤씨의 영업이익은 2015년 16억원, 2016년 26억원, 2017년 6억원을 달성했지만 2018년 적자전환하며 영업손실 15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2018년 매출액도 441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감소했다.

비츠로씨앤씨가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관계사인 비츠로시스의 자금운용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비츠로시스가 지난해 비츠로씨앤씨에 제공한 보증금액은 총 123억8400만원에 이른다.

현재 비츠로시스는 경영난으로 인해 4개월 이상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전체 직원 3분의 2 이상이 회사를 퇴사했고, 현재 50여명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츠로시스는 지난해 기준 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현재 총 336억원의 대출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한국거래소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연체된 대출원리금만 해도 자기자본금(593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비츠로시스의 최대주주는 기존 모건스탠리 앤 씨오 인터내셔널 피엘씨에서 비로츠지에이치로 변경됐다. 비츠로지에이치는 355만6187주(6.86%)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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