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대안은 누가 뭐래도 ‘전기차’

“강한 환경메시지 나오는데도 국내 기업은 아직 멀어”
“전기차, 에너지 효율・연료・주행성능 등 경쟁력 탁월”

이인성(왼쪽) 그린피스 캠페이너와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가 온실가스 감축 문제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전기차가 가장 친환경 모델에 가깝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인성(왼쪽) 그린피스 캠페이너와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가 온실가스 감축 문제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전기차가 가장 친환경 모델에 가깝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가장 현실적인 모델은 ‘전기차(EV)’입니다.”

그린피스 서울의 김지석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와 이인성 캠페이너는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기차 보급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석유 수요를 지금의 절반으로 축소해야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석유 수요의 50% 이상은 교통 분야고, 그중에서도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경유(디젤)나 휘발유(가솔린) 같은 내연기관차를 감축해야만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김 스페셜리스트와 이 캠페이너는 “전기차가 ‘완전 무공해 친환경차다’라는 정답은 아니지만, 기존 내연기관차의 대안으로 ‘현존하는 가장 나은 선택지’임은 맞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기업이 더 강력한 환경 메시지 전하는 추세

김 스페셜리스트는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국 7위”라며 “최악의 기후변화와 인류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급격하게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의 50% 수준으로 감축해야 하고 2050년에는 완전 제로로 만들어야 하는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어렵다”며 “민관에서의 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스페셜리스트는 “조만간 ‘격변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환경단체 입장에서 ‘이렇게 세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환경 메시지를 고민하는 사이, 이미 기업이 훨씬 더 강한 연구 결과 보고서와 미래 전략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자동차 메이커가 직접 전기차 충전기를 깔고 재생 에너지를 공급하는 등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친환경 생태계 전반적으로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반면 국내 기업의 경우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일부만 친환경차 전략을 발표한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도 명확한 목표 의식이 없어 아쉽다고 김 스페셜리스트는 전했다.

김 스페셜리스트는 “일단 국내 기업이 신규 전기차 등 라인업 계획을 세우고 초기 노력을 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면서도 “다른 글로벌 기업처럼 더욱 적극성을 갖고 끝까지 실행에 옮기는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싼타페, 카니발, 렉스턴 스포츠 등 인기 디젤 SUV을 발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는 등 세계적인 트랜드를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스페셜리스트는 “테슬라, 폭스바겐 등과 같은 자동차 제조사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폭스바겐의 경우 2년여전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내부 발표(I.D. Insights Sustainable E-Mobility)를 통해 ‘지구가 위험하다(Our planet is in danger!)’는 경고와 함께 전동화 계획을 내놨다. 참고로 2025년까지 수소차 출시 계획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수소차 에너지 효율, 연료비 등 3분의 1 수준에 그쳐

이 캠페이너는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성이 내연기관차 대비 3~4배 이상 뛰어나다. 수소차는 하이브리드와 흡사한 수준”이라며 “연료비 역시 전기차가 수소차에 비해 압도적으로 싸고 주행 성능까지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에너지성이 파워트레인별 에너지 효율과 연료비를 비교한 자료를 보면 에너지 효율은 전기(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120gal/mie, 수소(현대차 넥쏘) 57gal/mie, 하이브리드(기아차 니로) 49gal/mi, 가솔린(현대차 코나) 30gal/mi이다. 연간 연료비는 각각 550달러, 1500달러, 700달러, 1150달러 순이었다.

이 캠페이너는 “국내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은 반드시 바뀌어야 하고 화석연료 자동차 퇴출도 빠를수록 좋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차 브랜드는 아직 준비가 덜 돼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전기차가 많아지면 석탄 발전이 늘어날 것이란 전제는 재생 에너지의 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가정”이라며 “전기차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재생 에너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깊어질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점차 친환경 발전이 확대되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캠페이너는 “근래들어 미세먼지가 심하고 여름에 미친 듯이 덥고 겨울에 비정상적으로 추운 것은 모두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서울시의 노후 경유차 제한 정책은 정말 최소한의 조치고 가솔린 역시 함께 줄여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린피스는 궁극적으로 자동차 운영대수와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게 목표”라며 “전체 차량 숫자를 줄일 수 없다면 전기차를 대안으로 활용해야 하고 향후에는 공유, 자율주행 등 더 많은 모빌리티 혁신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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