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0㎞ 떨어진 축구 경기장으로 결정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성화 봉송 출발지가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축구 경기장으로 확정됐다.

TV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12일 성화 릴레이 출발지를 후쿠시마현 나라하(楢葉)정·히로노(廣野)정에 위치한 축구경기장 ‘J빌리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J빌리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축구 경기장으로,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사고 대책 본부로 활용된 곳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복구 상황을 전 세계에 발신하는 ‘부흥올림픽’으로 내걸고 있어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의 대응 거점으로 사용됐던 J빌리지를 성화봉송 출발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리 모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은 전날 성화봉송 출발지로 J빌리지가 확정됐다고 발표하면서 “스포츠의 힘으로 재해 부흥에 공헌하는 것은 도쿄올림픽의 핵심”이라며 “(동일본대지진 재해로) 고생하신 여러분에게 희망을 가져다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도 아베 정부가 ‘부흥올림픽’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데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난민은 아직까지 5만2000여명에 달하지만, 아베 정부가 현실을 무시하고 마치 부흥을 완수한 듯 행동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동일본대지진 피해가 집중된 미야기(宮城), 이와테(岩手), 후쿠시마 3개 현 주민들의 도쿄올림픽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9일 아사히신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3개 현 주민들은 “도쿄올림픽이 부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8%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응답률은 27%에 그쳤다.

한편 도쿄올림픽 성화 릴레이는 내년 3월 26일 J빌리지를 출발해 7월 24일 개막식까지 121일간 일본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를 일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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