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해상풍력’ 원투펀치로 위기 빠진 울산 구할 것

8전 9기의 명승부사
현대重・현대차 노조 고문변호사 출신
울산 산업계・노조 정통한 최초의 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송철호 시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울산은 위기였다. 시민들은 IMF 구제금융 때보다도 더 힘들다고 했다.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의 불황은 울산을 깊은 시름으로 빠뜨렸다. 조선업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거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설로 어수선한 분위기며 부산의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에 빠져 주식은 현재 거래 정지 상태다. 울산의 선택은 송철호였다. 실패를 거듭해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난다는 강한 정신력을 칠전팔기라고 한다. 송 시장은 8번 낙선한 끝에 9번째 도전에서 당선됐다. 송 시장은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노조 고문변호사를 했다. 송 시장처럼 울산의 산업계와 노사문제에 정통한 인물은 찾기 어렵다. 송 시장의 선택은 수소와 해상 풍력에 기반을 둔 에너지허브 사업이다. 또 과거 제조업 중심의 시정 대신에 시민들의 정주의식을 높이고 산업문화융합도시를 만들기 위해 관광산업 육성도 꾀하고 있다.

◆ 경제 활력을 위한 단기적 방안과 장기적 방안은 무엇인가요.

지방정부가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울산 경제가 유례없는 비상상황인 만큼 단기적인 경기부양책도 필요합니다. 보통교부세, 국가예산 등 정부 지원을 최대한 많이 받도록 노력하고, 예산을 빠르게 집행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예산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안정 예산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산업 등 주력산업을 고도화·첨단화하고, 주력산업의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새로운 성장산업을 키우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허브도시를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제2 조선해양산업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산업을 일으키고, 자동차산업과 연계해 수소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기존 석유화학산업에 북방경제를 선도하는 동북아 오일 및 가스 허브사업을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산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민선 7기 새로운 성장산업의 핵심은 부유식 해상풍력,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 및 가스 허브를 아우르는 동북아 에너지허브 사업입니다. 특히 지난 1월 울산을 방문한 대통령께서 ‘우리나라가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중심에 울산이 있다’고 강조했듯이 수소산업 육성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 건의한 수소산업진흥원 설립 등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데에는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수입니다. 기술강소기업을 적극 유치해서 육성하고, R&D기능을 보강할 수 있는 연구개발 특구를 조성하는 한편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를 위한 경제자유구역 지정에도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모델인 열린 디지털 시립대학 설립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 일자리 감소, 실업률 증가가 심각합니다. 일자리 확충 계획은.

일자리 문제 해결은 시정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우선 올해 안에 일자리재단을 설립하고, 경제사회노동 화백회의를 상반기(4월 예정)에 출범하는 등 일자리 정책의 추진기반을 빠른 시일 내에 완비할 것입니다. 일자리와 관련해서 역점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계층별 수요 맞춤형 일자리 정책입니다.

중‧장년층이 숙련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건설현장 등에 재취업을 연계하거나 전직을 위한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일자리가 복지와 연결되는 노인과 장애인,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서 재정을 통한 직접 일자리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소기업과 청년층 간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노력과 함께 다양한 창업 플랫폼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이외에 관광산업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키우는 한편 중소기업 육성, 도로와 도시철도 등 SOC사업에 대한 투자, 북방경제협력 활성화 등 다양한 일자리 정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울산의 인구가 갈수록 감소해 광역시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복안은 있으신지.

인구감소 문제를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되도록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울산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획기적 지원 방안도 새롭게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것도 인구유입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입니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지원을 강화하고, 임신‧출산‧보육‧교육 과정에서의 부담을 덜면서 취학 전후 아동에 대한 돌봄 지원도 늘리고 있습니다. 교육과 의료, 교통 등 정주여건 개선에도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학습 플랫폼을 토대로 울산형 열린 시립대학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울산 공공병원 건립을 통해 공공보건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울산~양산 광역철도 건설, 부산~울산 광역전철 송정역(가칭) 운행, 경전철(트램) 도입 등 효율적인 교통망 구축도 중점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 산업도시 울산시가 관광도시로 도약을 꾀하고 있습니다. 산업도시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울산이 관광도시로 새로운 옷을 갈아입기가 쉽지 않을 텐데….

세계 어느 산업도시도 산업 그 자체로 무한한 성장은 없었습니다. 울산이 산업도시의 한계를 뛰어넘어 문화와 관광, 산업이 함께 어우러진 새로운 산업문화 융합도시가 되기를 희망하며, 산악과 해양관광, 산업과 생태관광에 이어 역사문화관광까지 아우르는,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된 울산을 만들고자 합니다. 울산 관광의 핵심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유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청정 동해바다 강동에서 태화강을 따라 빛나는 선사문화 반구대 암각화까지 동에서 서로 100리에 걸친 역사 문화길을 잇고 대왕암공원에 해상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대곡천 암각화군 일대를 세계적인 문화관광 콘텐츠로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중단된 것인가요.

영남 알프스 행복 케이블카 사업은 기존 노선의 경우 이미 민선 7기가 출범하기 전에 환경부로부터 부동의를 받은 사안입니다. 지금이라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새로운 노선이 모색된다면 추진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민간이 우리 시에 제안한 대왕암 해상케이블카가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 김해공항 확장 재검토 및 부산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울산시의 입장은.

당초 정부가 발표한 김해신공항 건설에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신공항으로 결정될 당시 울산 시민들은 찬성하는 분위기였고, 지금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과거에 정한 결론에 대해 지금 시장으로서 임의로 바꿀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부산과 경남이 제기하고 있는 김해신공항 일부 문제점에 대한 검증에는 수긍되는 면이 있습니다.

김해신공항이 장래 동남권 신공항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지, 주변 장애물 제거만으로 안전성이 확보되는지, 주변 소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한창 진행 중입니다. 울산도 현재 10곳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현재 울산의 도시재생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국토교통부가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원도심 개발사업을 시작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10개 사업이 공모에 선정돼 진행 중입니다.

구·군이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 승인, 재생구역 지정 등 시가 해야 할 역할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에서 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상생협약을 유도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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