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관현악 이끌 4인 젊은 지휘자 만난다
국립국악원, 지휘자 공모 통해 선정…박도현·백승진·이규서·장태평2

국악관현악을 이끌 젊은 지휘자 4명이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함께 색다른 음악 해석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3월 8, 9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치는 ‘청춘, 청어람’을 통해서다.

국립국악원은 국악관현악 지휘자 발굴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서양음악 지휘자들의 국악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해 말 처음으로 신진 지휘자를 공개 모집했다.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4명의 지휘자는 박도현, 백승진, 이규서, 장태평이다. 각각 국악관현악과 서양 클래식 분야에서 활약했다.

이들은 연변목가(작곡 백대웅), 거문고협주곡 침묵(작곡 김성국), 공무도하가(작곡 김성국), 아리랑 환상곡(작곡 최성환), 대금협주곡 풀꽃(작곡 김대성), 청산(작곡 김대성) 등 국악관현악 6곡을 3곡씩 각자의 색깔로 옷을 입힌다. 이틀에 걸쳐 2명씩 저마다의 해석을 보여준다.

박 지휘자의 ‘공무도하가’에서는 슬픔의 감정을 대금으로, 분노의 감정을 피리를 통해 표현하는 등 다양한 감정을 국악기 음색으로 구성한다. 백 지휘자는 ‘청산’에서 국악기 고유의 연주법인 농음과 서양악기의 연주법 비브라토를 구분해 쓰며 국악과 관현악적 표현을 함께 살린다.

이 지휘자의 ‘공무도하가’는 서사적 전개에 집중하고, 장단의 멋과 흥을 살려 악기군별 음색과 밸런스를 조정한다. 장 지휘자의 ‘청산’에서는 지휘자의 전통음악에 대한 경험을 담아 선율과 장단의 변주에 대한 해석을 풍부하게 이끌어낸다.

첫 무대를 여는 박 지휘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가야금을 전공했다. 연주자 입장에서 지휘자의 역할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온 음악가다. 사물놀이의 에너지에 매력을 느끼고 무속장단을 중심으로 구성한 사물놀이 협주곡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다. 한국적 장단에 이해가 넓다는 평이다. 중앙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백 지휘자는 이상규 전 한양대 국악과 교수로부터 국악기의 연주법과 특성 등을 배우며 국악관현악 지휘자로서의 자양분을 쌓았다.

국악관현악의 방향성은 국악의 고전에서 찾아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그는 서양 음악 지휘의 기본적 틀은 고수하면서 국악 특유의 표현이 가능한 이론을 만든다. 박자와 다른 장단의 개념과 지휘 도형을 정립하는 것이 꿈이다. 인천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로 있다.

이 지휘자는 이번에 선정된 지휘자 중 최연소다. 서양 클래식 음악에 바탕을 두고 있다. 카라얀의 뒤를 이은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연구했다. 평론가와 동료 지휘자로부터 ‘지휘 테크닉과 유연한 해석’을 장점으로 평가 받는다. 오케스트라앙상블서울의 음악감독으로 있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 지휘자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작곡과 지휘 분야에서 고루 두각을 나타낸 핀란드 출신 에사 페카 살로넨의 음악적 역량에 자극 받았다. 열두 살에 유순자 명인으로부터 우도풍물굿과 부포놀이를 배웠다. 열네 살에 판소리 협연을 했다. 이런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공연에서 자작곡 ‘달꽃‘을 지휘하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다.

이번 공연 실황은 국악방송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한다.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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