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력 시장의 ‘독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금의 에너지 시장 구조로는 신사업과 일자리 창출은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17일 서울 중구 LW 컨벤션에서 개최한 ‘에너지전력시장 개편에 대한 공개세미나’에서는 산·학·연 전문가들이 에너지전력시장의 현황과 개편 방향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한전과 가스공사가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현재의 에너지 시장 구조에서 신규 사업자들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전력시장에서 송배전과 판매를 한전이 독점하면서 전력산업에 다른 사업자가 진입할 수 없는 구조가 유지돼왔다”며 “전력시장 구조와 운영 시스템을 개혁해 여러 사업자들이 경쟁할 수 있게 하고,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이 도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년들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이익 창출을 하려 해도 규제 때문에 불가능한 상황이 계속 생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국내에서 휴대용 소수력 발전기를 개발했지만 한전이 전력계통을 불허하면서 도산한 청년 업체를 소개했다. 그는 “북미나 유럽에선 청년들이 블록체인을 이용해 스타트업을 만들어 전력산업에 뛰어든다”며 “이윤이 얼마나 나는지를 떠나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인데, 한국의 한전 독점체제에선 그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석 전문위원은 “현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은 이러한 신시장을 열어주는 방법이 아닌 공기업을 통한 고용창출, 사라질 직업에 대한 정규직화”라며 “겉으론 바람직해 보일지 모르는 (현 정부의) 방법이 신기술과 청년들이 들어설 자리를 없애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에너지의 기술이 발전하고 단가가 하락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전영환 홍익대학교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증가로 전원 믹스에 변화가 생기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이젠 현재 체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온 만큼 시장 개편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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