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노조, 후보 3인 불가론 성명…“백지화 해야”
“‘최유력’ 조석, 親원전 反노조” “강대우, 탈락 경험자…자격 미달” “김효선, 리더십 부족”

(왼쪽부터) 조석 전 한수원 사장, 강대우 동아대 명예교수, 김효선 북방경제협력위 에너지분과위원장
(왼쪽부터) 조석 전 한수원 사장, 강대우 동아대 명예교수, 김효선 북방경제협력위 에너지분과위원장

한국가스공사 사장 공석 상태가 지난해 9월 이후 100일가량 이어지고 있다. 정승일 사장이 9월 말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으로 임명된 후 10월 1일부터 김영두 사장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한 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가스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9일 사장 초빙 공고를 낸 바 있다. 이 공고에 응모한 10명을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3명을 선정,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에 추천했다.

여기에 오른 후보 3명은 조석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강대우 동아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명예교수, 김효선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위원장이다. 그러나 이들 3명 후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노조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장 선임은 오는 25일 공운위에서 최종 후보 2명을 추린 후 청와대로부터 최종 임명을 받으면서 완료된다. 2월 중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업계 전언이다.

길어야 40일 남짓 남은 과정이지만 잡음이 상당하다. 후보자 3명이 부적격 인사라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공적 수행 ▲LNG직수입 확대에 따른 공공성 강화 방안 마련 ▲남북 관계 변화에 따른 PNG 사업 추진 ▲미래 3대 성장동력인 수소 경제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 등 막중한 과제를 앞두고 공공성 강화와 공사 미래를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책임 있게 경영을 이끌어 갈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그러나 이들은 어느 하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에 따르면 3명의 후보 중 조석 전 사장이 선임에 가장 유력한 인물이다. 이 같은 시선을 반영한 듯 조 전 사장에 대한 비판론이 성명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조 전 사장이 다각적인 측면에서 공사 사장 자격에 역행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8월 지식경제부 에너지정책기획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발표된 제1차 국가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에너지산업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전력 및 가스산업의 개방을 추진하면서 가스산업 분야에서 자가소비용 직수입 확대 및 가스공급시설의 의무적 공동이용제 도입 근거를 마련한 장본인이라는 지적이다.

또 조 전 사장의 친(親)원전주의도 도마 위에 올랐다. 탈원전을 기조로 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역행하는 인물이라는 비판론이다. 가스공사 노조는 결과만을 위해 절차와 과정은 무시해도 된다는 불법적이고 위험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질타했다.

또 “한수원 사장 재임 당시 민주노총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며 “노동조합에 대해 편협하고 왜곡된 시각을 가진 인사가 유력한 공사 사장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강대우 명예교수에 대해서는 “지난 가스공사 사장 선임과정에서 응모했으나 공운위 후보 선정과정에서 탈락한 바 있다”며 “대선 캠프 출신이라는 것과 현 정권의 실세들과 친분이 있다는 소문들만 있을 뿐 자격 요건에 충족되는 부분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교수로 살아오며 국부적 분야를 전공한 경력만을 가진 인물을 공사 사장으로 선임한다는 것은 가능치 않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한솥밥을 먹었던 여성 후보 김효선 위원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가스공사 경영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과 중앙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는 것 외에 크게 알려진 바가 없으며 공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보여준 바도 없다”는 지적이다.

또 “국가적 현안을 챙겨야 하는 데다 매출액 20조원이 넘고 인원이 4000명에 달하는 회사의 경영을 이끌어 가기에는 그 경력이 더없이 부족하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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