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이온킹 공연장면.
뮤지컬 라이온킹 공연장면.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킹’이 국내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뮤지컬 왕’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말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하며 인기를 끈 ‘라이온킹’은 서울 공연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이 공연은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다.

아날로그적인 상상력이 가득한 이 작품은 디지털시대에 뮤지컬이 내놓을 수 있는 답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연출 줄리 테이머가 각 동물의 모습과 특징을 표현한 방법과 아이디어는 시각적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팝의 전설’ 엘튼 존과 전설적인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가 참가했으며, 작품의 근간이 되는 아프리카의 소울을 담아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레보 엠, 영화 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한스 지머 등이 동명 뮤지컬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 작업에 그대로 참여했다.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모두 휩쓴 애니메이션 원곡을 뮤지컬 무대에 맞게 편곡했다.

아프리카 토속 리듬과 멜로디는 물론 서정적인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넘버들은 빼놓을 것이 없다.

동명 디즈니 애니메이션(1994)을 원작으로 한 ‘라이온킹’은 1997년 11월13일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비평, 흥행 양쪽에서 각종 기록을 쓰고 있다.

이듬해 미국 최고의 공연예술상인 토니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 받았다.

뉴욕드라마비평가상, 그래미 어워즈, 이브닝 스탠더드 어워드,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즈 등 메이저 시상식에서 의상, 무대, 조명 등 모든 디자인 부문을 휩쓸며 70개 이상의 주요상을 거머쥐었다.

지금까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공연했다. 20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9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81억달러(약 9조922억원)를 벌어 들였다.

디즈니는 브로드웨이뿐 아니라 국제 뮤지컬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1994년 첫 뮤지컬 ‘미녀와 야수’를 선보인 이후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10대 이하의 어린이 관객을 중심으로 한 가족 관객을 끌어들인 동시에, 뮤지컬에 관심 없지만 디즈니에 익숙한 신규 관객을 유입했다.

한국에 첫 선을 보인 디즈니 뮤지컬 역시 2004년 ‘미녀와 야수’ 라이선스 공연이다. 2005년 ‘아이다’, 2016년 ‘뉴시즈’ 등도 라이선스 공연했다.

패밀리 뮤지컬로도 불리는 ‘라이온킹’은 특히 뛰어난 완성도와 공감대로 관객의 폭을 넓힐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주로 20, 30대 여성에게 한정된 한국 뮤지컬 관객 연령대를 가족 전반으로 넓힐 수 있다는 기대다.

이번 공연은 초연 20주년 기념 인터내셔널 투어의 하나다. 25번째 프로덕션으로, 다른 나라에서 공연한 것들과 다른 점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세계 공통의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지난해 3월 마닐라를 시작으로 6월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에 상륙했다. 기존의 버전들은 해당 나라만을 위한 프로덕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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