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부터 개인공간까지 VR로 엿보기, 본인 의지 반영되나 의문
국가인권위, "사생활 침해 문제 있어 보인다", LG유플러스, "일상 콘텐츠로 봐달라"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U+ 아이돌 Live'.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U+ 아이돌 Live'.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U+아이돌 Live에 대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돌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은 10~20대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지만 스타들과 관련된 모든 개인 공간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U+아이돌 Live는 최근 VOD 시청 건수가 1000만건을 돌파했다.

청년층과 장년층이 목표대상이었던 야구, 골프에 이어 10∼20대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던 목표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다.

아이돌 Live는 ▲멤버별 영상 ▲카메라별 영상 ▲지난 영상 다시보기 ▲방송 출연 알림 받기를 기본 기능으로 최근에는 VR(가상현실) 기술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아이돌 무대를 180도 돌려볼 수 있는 VR 콘텐츠를 통해 무대에서 관객석까지 원하는 각도로 회전하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백스테이지 비하인드 영상까지 3D VR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LG유플러스는 최근 막을 내린 CES에서 구글과 함께 VR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완성을 목표로 제작되는 파일럿 VR콘텐츠는 ▲스타들의 개인 일정 공유 ▲공연관람 및 백스테이지 투어 ▲스타의 숙소투어 ▲스타의 개인 공간 엿보기 등으로, 대상은 국내 여러 유명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톱스타들이다.

결국 백스테이지부터 숙소, 개인 공간까지 스타들과 관련된 모든 개인 공간을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관련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연예인의 공간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는 것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촬영 과정에서 아이돌들의 의견이 반영되는지도 알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LG유플러스가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콘텐츠를 만드는 만큼 소속사와 계약된 아이돌 입장에서는 소속사의 의견에 반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연애인의 동의를 구하면 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소속사에 소속된 만큼 하고 싶지 않아도 회사에서 콘텐츠를 팔기 위해 시키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예인의 동의를 떠나서 그게 제대로 된 시스템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 유플러스 관계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촬영을 하는 게 아니라 ‘나 혼자 산다’처럼 일상 콘텐츠로 봐 달라”며 “소속사와 조율해 진행하는 부분인 만큼 충분한 사전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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