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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연료)값보다 더 싼 두부(전기)값"...에너지가격 조정 해결책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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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세제 개편과 관련한 과제는 사실상 이미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다만 어떻게, 무엇을 먼저 하는지가 중요해졌다.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해지면서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외부비용을 가격·세제에 반영하고, 기업들의 RE100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녹색요금제 등을 하루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콩(연료)값보다 더 싼 두부(전기)값’은 에너지 가격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는 표현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해 여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표현했던 대로 한국에선 2차 에너지인 전기가 1차 에너지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된다. 고유가 시기에도 전기가 1차 에너지원보다 가격이 더 낮은 현상은 분명 기이한 일이다. 이 때문에 에너지원별 가격과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늘 해당 문제를 지적할 때 짝패처럼 따라다녔다.

바람직한 에너지 가격·세제 개선 방안은 무엇일까.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4년 발표된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을 통한 에너지원 간 소비 왜곡 개선’, ‘수요관리형 전력 요금제 확대’ 등이 언급됐다.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한 목소리로 ‘전력도매가격 연동제, 천연가스 요금 체계 합리화, 에너지원별 제세부담금 조정’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10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 공개 세미나 역시 이를 고민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었다. 지난해 11월 산학연 전문가들이 합세한 워킹그룹은 제3차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을 내놨다. 이날 토론회에선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 유도를 위한 에너지 가격과 세제 정책 방향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에너지 가격·세제 개편에서 나온 쟁점을 다시 짚어봤다.

◆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시급’

세제의 핵심역할은 무엇일까. 이동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에너지 세제 역할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사적비용에 의해 (에너지) 가격이 결정되는 것을 교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에너지 세제는 기본 원칙보다는 세수확보, 산업보호 등 당면 이슈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이젠 에너지 세제의 기본 방향을 교정적 기능이 핵심이 되도록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환경피해비용과 같은 외부비용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보다 더 많은 소비가 이뤄질 개연성이 높고, 불합리한 의사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력화(化) 현상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 최종에너지소비 중 전력부문 비중은 급속하게 늘어났다. 1990년 12.5%에 달했던 비율은 2016년 25.2%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대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합리적 소비를 저해하고,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에너지 시설과 장비 단위로 과세를 해야지 에너지원별로 세금을 매기는 것은 적정하지 않는 주장이 나온다. 가령 같은 석탄을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소에서도 방진·집진 시설이 설치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서 발생하는 단위 외부비용은 다르다. 이 부연구위원은 “시설과 장비단위로 과세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에너지원 별 연료를 사용하는 장비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달라 동일한 연료에 대해서도 시설과 장비에 따라 다양한 단위 외부 비용이 발생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제세부담금의 구조를 일원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에너지원별로 부과되는 세금은 항목이 국세·지방세·부담금 등으로 다양하고, 각 항목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이를 개편할 때 불편함이 따른다. 원전의 경우 제세부담금이 다양한 명목으로 있기 때문에 외부비용과의 직접 비교가 어렵고, 과세를 어느 항목에 부과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 수 있다.

◆ 가격구조 개선 통해 합리적 소비 유도해야 ... 전력도매가격 연동제 필요

전력도매가격 연동제 역시 대다수 전문가가 동의하는 전력요금 문제 해결책 중 하나다. 3차에기본 워킹그룹에 참여한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전기는 도매가격에 연동이 돼 있지 않아 발전용 유연탄이나 가스 연료값이 2배 올라도 전기요금은 요지부동”이라며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대부분 GDP 상위 국가는 전력도매가격을 연동하고 있다. 도매가격에서 결정되는 변수는 판매가격에 연동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프랑스 등 GDP 상위 50개국 중 74%에 달하는 37개국이 전력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하고 있다. 임낙송 한국전력 영업계획처장은 “연료비, 정책비용 등 전력 도매가격 변동요인을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해 가격 시그널을 제공해야 한다”며 “한전은 송전선로 건설, 배전선로 유지보수, 전기 소매판매, 홍보 등 전기요금 원가에서 16%만을 조절할 수 있는데 전체 비용을 컨트롤하라고 요구받는다”고 말했다. 연료값 등에 해당하는 도매 가격은 한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이를 전기요금 일정 가격에 맞추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얘기다.

임 처장은 “전력도매가격 연동제가 도입되지 않으면 미세먼지 문제에 따른 탈황설비 설치 문제, 신재생에너지 보급확장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도매가격 연동제는 에너지전환뿐 아니라 환경을 살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르면 매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자의 의무이행 비율은 1%씩 늘어난다. 올해는 6%가 의무이행비율이다. 한전은 매년 1%가 오를 때마다 신재생에너지 부담 비용은 1조원 이상이 든다고 추산하고 있다.

전력도매가격 연동제는 제3차 에기본 권고안에 반영돼있다. 권고안에서 워킹그룹은 전력도매가격 연동제와 함께 녹색요금제도와 같은 선택형 요금제 확대 도입을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위한 로드맵 수립을 올해 안에 할 것을 권고했다.
작성 : 2019년 01월 10일(목) 16:29
게시 : 2019년 01월 10일(목) 18:15


김예지 기자 kimyj@electimes.com        김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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