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기업은 구식이 됐다(Conglomerates are out of style)”

미국 CNN은 지난해 11월 자국 복합 제조 기업들의 ‘다운사이징(몸집 줄이기)’ 작업을 보도하며 이 같이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한 지붕 아래 여러 다른 사업들로 혜택을 얻던 복합기업의 거대 제국은 한계 상황에 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GE(제너럴 일렉트릭), ABB 등 글로벌 기업들이 문어발식 기업경영을 정리하고 있다.

GE는 미래 전략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계획 ‘New GE’로 전력(Power), 재생에너지(Renewable), 항공(Aviation) 3개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ABB도 마찬가지다. ABB 송배전 사업을 일본 히타치가 지난해 말 11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BB의 CEO 스피스 호퍼는 이 거래로 ABB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했다.

과거 제조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거나 먹거리 사업을 개발할 때 신규 투자를 결정하고 새 사업부를 마련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이는 높은 비용에 비해 결과는 담보할 수 없는 비효율적 의사결정”이라며 “이제는 새로운 투자보다는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는 협업의 시대”라 증언한다.

기업은 자신의 주력 사업을 집중해 키우고, 협업으로 형성된 업체들의 장점을 모아 새로운 ‘융‧복합제품’을 개발하고 미개척 시장을 발굴하는 것이 제조업계의 미래상이라는 말이다. 이재용이 이끄는 새로운 삼성그룹도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과감한 사업 재편을 거쳤다.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위협적으로 보폭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사업의 유연성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재편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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