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己亥)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의 해다.

‘기’가 땅을 가리키는 ‘황’(黃)에 해당해 황금색을, ‘해’가 돼지를 뜻하기 때문이다.

황금돼지의 해라고 떠들썩했던 2007년 정해년의 ‘정(丁)’은 불을 상징하는 적색을 뜻해 엄밀히 말하면 붉은 돼지의 해였다.

인류 역사에서 돼지는 길한 짐승으로 여겨졌다. 제사상에 상례(常例)로 돼지가 올라가듯 역사상 돼지는 죄와 벌, 길흉을 다스리는 신에게 복을 비는 제물로 바쳐졌다. 4개월의 짧은 회임기간을 거쳐 10여마리의 새끼를 낳는 번식력으로 ‘재물’의 상징으로도 굳어졌다. 돼지저금통뿐 아니라 고사를 지낼 때 돼지 머리에 돈을 물리는 것까지 ‘부’를 기원하는 많은 곳에 돼지가 등장한다.

이처럼 복과 재물을 상징하는 만큼 황금돼지가 나오는 태몽을 꾸면 재복과 식복 모두 갖춘 아이를 낳는다고도 한다.

▲ 평화를 사랑하는 젠틀맨 … 거절과 유혹에는 약해

돼지띠는 대부분 점잖고 예의바른 ‘젠틀맨’으로 알려져 있다. 평화주의자지만 용감하고 씩씩해 주변에서 든든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남한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고 자기 사람을 잘 챙겨 의리가 있다는 평도 받는다.

그러나 일을 할 때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집단에 소속되기 보다는 홀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 맞아 돼지띠 의사, 화가, 작가, 과학자가 많다.

한편, 마음이 여려 남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은 ‘아킬레스건’이다. 외부 유혹에 약하기도 하다.

▲ 다재다능·사교적 성격 등 타고난 인기스타

돼지띠는 다재다능하고 사교적이라 인기가 많고 자신감도 있다. 이 때문에 돼지띠에는 연예인들이 많다.

35년생 돼지띠로는 연극, 드라마, 예능을 종횡무진하며 신세대들의 사랑도 한 몸에 받는 원로배우 이순재가 대표적이다. 정치인으로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있다.

47년생으로는 미국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내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있다. 권양숙 여사도 47년생 돼지띠다.

최근 연이어 베스트셀러를 써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왕의 남자’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은 59년생 돼지띠다. ‘새의 선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소년을 위로해줘’ 등 시대를 꿰뚫는 작품으로 유명한 은희경 작가도 마찬가지다.

71년생 스타로는 이영애, 고현정, 개그맨 신동엽이, 83년생에는 영화배우 정유미, ‘토르’로 유명한 미국 영화배우 크리스 햄스워스, 개그우먼 안영미와 김신영이 있다.

전세계를 휩쓰는 BTS(방탄소년단)의 멤버 뷔와 지민은 95년생 돼지띠다. 곱창, 김부각등 먹방 열풍을 일으킨 마마무 화사, 트와이스 나현, AOA 설현도 또래다.

▲ 최고의 궁합은 호랑이띠 … 뱀띠와는 상극

역술가들에 따르면 돼지띠는 호랑이띠와 가장 궁합이 좋다. 서로의 공통관심사가 같은 것이 궁합의 핵심이다. 돼지띠와 호랑이띠는 공통점이 많아 대화와 취향이 통하는 등 잘 어울린다. 특히 돼지띠의 온순하지만 솔직한 성격을 호랑이띠가 잘 이해한다면 최고의 궁합이라 전해진다.

토끼띠와도 언쟁이 일어나지 않고, 양띠와도 양띠의 변덕을 돼지띠가 잘 받아들여 궁합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뱀띠는 돼지띠와 상극이다. 역술가들은 두 띠는 성격이 정반대라 서로 잡아먹는 사이라고 설명한다. 뱀의 독성과 돼지는 두꺼운 지방 등 서로에게 필요하지 않는 부분만 있어 식상해지기 쉬운 궁합이라고 한다.

▲ ‘황금돼지 섬’으로 불리는 창원 돝섬

창원시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부자 되는 황금돼지 섬’이라는 컨셉으로 돝섬을 단장한다. 이는 돝섬에 내려오는 돼지 전설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돝섬의 ‘돝’은 돼지의 옛이름이다.

돝섬의 돼지 전설은 다음과 같다.

가락국 왕의 사랑을 받던 미희는 골포 앞바다 섬에서 배회하던 중 돌연 황금 돼지로 변해 무학산으로 사라졌다. 이후 이 황금돼지는 맹수로 변해 백성들을 해치고 다니자 왕은 군병을 동원해 돼지를 포위해 즉살했다. 죽은 돼지는 이내 빛줄기가 되어 돝섬으로 뻗어 사라졌다. 그 후 섬에는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와 괴이한 광채가 일기 시작했다. 어느 날 골포를 찾은 신라 최치원이 이를 목격하고 섬을 향해 활을 쏘았다. 광채는 두 갈래로 갈라져 사라졌다. 이튿날 최치원이 화살이 꽂힌 곳을 찾아 제를 올린 뒤로는 이러한 현상이 없어졌다. 제를 올린 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영험이 있다고 전해져 후세에도 그 풍습이 이어졌다.  

창원시는 황금돼지 해를 맞아 돝섬을 알리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돝섬에 황금돼지 조형물을 설치하고 돝섬을 상징하는 황금돼지 캐릭터도 개발했다. ‘부자 되는 황금돼지 섬’이라 적힌 책갈피도 제작했다.

▲ 국립민속박물관 <행복한 돼지> 특별전

국립민속 박물관은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의 해를 기념해 오는 3월 1일까지 <행복한 돼지>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크게 3부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 역사 속에서 돼지를 조명한다.

‘1부 지켜 주다-인간의 수호신’은 원시사회 등 옛부터 두려운 존재였던 멧돼지가 무당을 통해 마을의 수호신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2부 함께 살다-선조의 동반자'에서는 속세로 내려온 돼지가 인간의 반려자로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3부 꿈을 꾸다=현대의 자화상'은 베이비붐 세대 1959년생들의 환갑잔치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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