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수주, 품질·가격경쟁력이 성장 비결”

“베트남은 2010년대 초 부동산 버블이 꺼진 후 2014년부터 경기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전선시장도 서서히 프로젝트 위주로 패턴이 전환됐죠. 사전 영업을 강화하며 프로젝트 수주를 늘리고 가격 이원화와 품질 강화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신영수 법인장이 이끄는 대한비나는 베트남 시장에서 성장 신화를 써가고 있는 전선기업이다.

그가 부임한 2013년 말, 350억원에 불과하던 연 매출액은 올해 1000억원에 육박할 만큼 고속 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한 자릿수에 머물던 영업이익도 2016년부터 3년 연속 1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대한비나는 현재 베트남 전선시장에서 5~6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영수 법인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한 증용량가공선(ACCC) 설비 투자를 올 초에 마무리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면서 “300V급 제어용 케이블부터 66kV급 고압케이블까지 모두 생산하며 변화무쌍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비나는 설비 안정화와 품질 경쟁력을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신 법인장은 “설비가 고장나면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평소에 설비 유지보수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또 베트남 로컬 전선기업과 품질이 비슷하다면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항상 품질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비나는 컨설팅이나 엔지니어링 기업을 대상으로 3개월, 6개월 전부터 사전 영업을 강화하며 브랜드 네임을 알리고 고객 풀을 키워가고 있다. 물량과 규모, 운송 등을 감안해 호찌민과 하노이 시장에 대한 가격 이원화 전략을 구사, 유연하게 수요에 대응하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 법인장은 “민간에 무작위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성 수주에 집중하고 가격 이원화를 통해 지역 맞춤형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기술경쟁력과 원가경쟁력을 함께 확보함으로써 미국과 오세아니아, 동남아 인근 시장까지 수출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전선시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4분의 1 내지 5분의 1 수준이다. 연 6~7%대 경제성장률에 발맞춰 전선을 비롯한 전력기자재 시장도 볼륨이 커지고 있다.

신 법인장은 “베트남의 연간 전기동 소비량은 14만~15만t 정도로, 아직까진 한국과의 시장 규모 격차가 상당하다”면서도 “가만히 있어도 급증하고 있는 수요를 감안할 때 베트남 전선시장은 성장 페달을 계속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베트남 시장이 ‘기회의 땅’인 것은 분명하지만 ‘약속된 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전선만 해도 메이저 기업 30여개를 포함해 200개에 달하는 기업이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 법인장은 “특유의 색깔(경쟁력)이 없으면 결코 베트남 시장에서 버틸 수 없다. 이미 실패를 맛본 여러 기업들이 이를 방증한다”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영업력을 지속 확대함으로써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현재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실현해 메이저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베트남 호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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