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기자
이석희 기자

한전은 2020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전국 2250만가구에 지능형검침인프라(AMI), 즉 스마트미터를 보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이르면 2년 후에는 원격검침을 통해 가구당 전력사용량을 계량할 수 있을 전망이다.

AMI의 핵심은 통신이다. 원격통신으로 수집한 전력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말이다. 기기끼리 데이터와 통신을 주고받기 위해선 관련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 지능(DI)’ 시대를 맞아 데이터는 결국 돈이다.

민간 주도로 AMI 관련 표준을 만들어보겠다고 지난해 스마트미터링 포럼이 발족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의 주로도 야심차게 출발한 포럼은 1년이 지난 지금, 안팎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포럼과 사업 활동이 겹치는 스마트에너지협회가 새롭게 창립되면서 한 업계에 비슷한 성격의 두 단체가 탄생한 것이다. 역할관계의 충돌이 예상되는 이유다.

더구나 박지식 스마트미터링 포럼의장이 스마트에너지협회 초대 회장에 선출되면서 겸직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박 회장은 협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국표원과 갈등을 겪은 바 있어 계속해서 포럼의장직을 수행해야하는 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포럼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운영위원장(황승환 젤릭스 전무)과 운영위원들도 마찬가지다.

1년이 지난 지금 포럼 내부에서는 의장과 위원장 모두 새로운 인물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장과 운영위원장은 임기를 연장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체표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회원사들간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강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이 중요하다. 지난 1년간 AMI 관련 표준마련에 힘을 쏟지 못한 포럼이 하루빨리 내실을 다져 내년에는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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